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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다양해지는 공무원 범법행위…'임용 결격사유 강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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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결격사유 범위 전면 재검토 의견

인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 접근론도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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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국가공무원 조직 내부에서 법규 위반 사례가 늘어나고 갈수록 범죄 행위가 다양해지면서 공무원 결격사유의 범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범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화장실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전직 해경이 '성범죄 전력'을 가지고도 임용에 통과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해당 범죄는 뒤늦게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8월15일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기절시킨 뒤 살해해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전직 해양경찰관 최모씨(30)는 과거 성범죄 관련 전력을 가지고도 해경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최씨는 SNS에서 낯선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이른바 '초대남'에 직접 지원했고, 2021년 4차례에 걸쳐 대구 등지서 성관계·마사지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촬영되는 영상이 SNS에 유포된다는 것을 사전에 동의하고 범행에 가담했고, 해당 영상은 실제 SNS에 게재되기도 했다.

최씨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말쯤 창원지법으로부터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씨가 저지른 범죄는 성폭력 특별법이 아닌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물 배포죄로, 결격사유 조회·확인으로 걸러지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논의를 통해 지난해 12월말부터 통신망법상 음란물 배포죄로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해서도 결격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다만 이 조항은 2022년 12월27일 이후 발생한 행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조항도 명시됐다.

해경이라는 밑바탕에 피해자의 유족들은 최씨와의 만남을 지지했고, 최씨는 임용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인 폭행을 숨기기 위해 기절한 여자친구를 잔혹 살해했다.

피해자의 유족 A씨는 "최씨는 국민을 수호하고 보호해야 할 경찰의 신분으로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동생이 최씨를 만난다고 했을 때 해양경찰 공무원이니 잘해보라고 했던 것에 가족들 모두 후회하고 있다"며 "최씨는 동생을 집요하게 괴롭혔고, 과도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는 "동생이 만나는 사람의 직업이 해경이라고 들었을 때 안도했다. 직업적으로 경찰이면 사람 됨됨이는 되겠다고 싶어 아버지도 저도 동생에게 가정 꾸릴 생각이면 잘 만나보라고 했다. 이 말 때문에 동생이 이별을 빨리 하지 못했나는 생각에 자책만 든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공무원 임용 시 결격사유의 범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선우 광주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결격사유 경계 영역에 있는 위반 행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 사건을 비롯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브로커' 등 경찰, 공무원 내부 위법 행위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범죄행위들을 다시 진단하고 공통분모를 찾으면 그 부분에 대해 입법적으로 강화시키는 등 신규 입직 경로, 공무원 범죄에 대한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정세종 조선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공무원은 업무 특성상 여성피해자를 상대할 수도 있는데 채용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 일반인들이 보기에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경찰공무원은 총기를 휴대하고 시민 안전에 직결돼 정밀·심층 면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임용과정에서는 학교 생활기록부도 모두 검토됐지만 인권위의 권고사항으로 수정된 바 있다. 무조건적인 결격사유 강화는 인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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