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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움으로 코로나19 극복…K방역 전파 교두보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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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누 가나대 교수…개발협력의날 대통령 표창

연합뉴스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어니스트 케누 가나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코이카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가 사용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살려 보답하겠습니다."

2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만난 어니스트 케누(48) 가나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코로나19 극복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세금이 의미 있게 쓰이도록 앞으로도 투명하게, 책임있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케누 교수는 글로벌안보보건구상(GHSA)의 일환으로 가나대에서 진행 중인 역학조사관 양성훈련 프로그램 총책임을 맡고 있다.

가나의 보건 분야 국제 기준 달성과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1일 '개발 협력의 날' 기념 국제 개발 협력 분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이번 수상이 "인생의 가장 큰 영예"라면서도 "소속 팀 동료들과 함께 받은 상으로 알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개발협력의날' 기념 국제개발협력 분야 대통령 표창을 받은 케누 교수.
[코이카 제공]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손잡고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가나에서 1차 사업을 통해 중급 역학조사관 88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양성자를 적시에 격리하고 접촉자를 추적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 결과 가나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기도 했다.

케누 교수는 "전염병의 경우 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검사 기기 등은 부족했지만 숙련된 인력이 있어 발 빠른 초기 대응이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수의사,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총 9개월간 이론·실습 교육이 실시되는데, 선배 전문가들이 일대일 도제식으로 실무 중심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비아,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비사우 등 주변국 관련 인력 연수도 담당하고 있다.

코이카는 이 과정에서 총 750만 달러, 우리 돈 100억원 가까이 투입, 예산·장비 등을 지원하고, 수도 아크라를 비롯한 2개 지역에 긴급 상황실도 마련했다. 코이카가 주도하는 2차 사업은 참여 인원을 150명까지 늘리고, 'K-방역'의 노하우도 전수할 예정이다.

케누 교수는 실제로 지난 2019년 한국 첫 방문 당시, 공항·항만 등에서 검역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가나에 설립한 긴급 상황실 역시 한국의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를 모델로 했다. 과거 에볼라 창궐을 경험하며 국가적 차원의 감염병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나가 자국 보건 안보 체계를 지키는 동시에 서아프리카의 최전선에서 선진 방역을 전파하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 곧 한국과 세계에 이바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케누 교수는 의대를 졸업하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감염병 환자를 치료하던 중 공중 보건의 중요성을 느끼고 역학 분야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

자신의 제자들이 현장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끼지만, 도움 요청은 많고 자원은 한정되다 보니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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