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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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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찰위성 발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국제사회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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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이 지난 5월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북한은 5월31일 1차, 8월24일 2차 발사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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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두고 일본이 강력하게 항의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도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교도통신과 현지 방송 NHK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북한 인공위성 발사 이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공위성이라고 칭하더라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는 명백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일본 국민으로서는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미국 등과 협력해 필요한 대응을 적시에 할 것과 피해 여부 확인, 철저한 정보 분석 등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심야인 이날 0시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야자와 히로유키 일본 방위성 부대변인 역시 이번 발사 성공 여부를 분석 중이며, 위성의 지구 궤도 진입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북한의 이번 발사는 항공기와 선박은 물론 주민 안전 차원에서도 극히 문제가 있는 행위”라면서, 북한이 사전에 통보한 기간을 벗어나 기습 발사를 강행한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로켓 예상 경로 아래 있는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한밤중 “즉시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 안내가 울리면서 대피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30분이 지나서야 발사체가 태평양으로 넘어간 것이 확인되면서 대피 명령이 해제됐다. 발사체로 인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유엔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또다른 군사위성을 발사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모든 결의에 따라 국제 의무를 온전히 준수하고,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와 지속가능한 평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건 없는 대화에 복귀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유럽연합(EU)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EU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 및 다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식으로 폐기함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속보로 신속히 전했다. AP통신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관계를 강화해왔으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더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추진 잠수함 등을 도입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훗날 미국의 더 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정찰위성은 러시아의 지원으로 기술적인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특히 북한의 위성 발사는 한반도에서 우주경쟁이 가열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은 오는 30일 첫 독자 군사 정찰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초보적인 수준이라도 이번 발사는 북한에 처음으로 한·미·일 군대를 원격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인공위성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약속을 받은 이후 첫 위성 발사라고 보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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