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수요 확산, 메모리 용량 증가 효과
저전력+고성능 AI 특화 반도체 주목
삼성전자가 2024년 출시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온디바이스 AI '삼성 가우스'를 담을 계획이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코리아 2023'에서 이주형 상무가 '삼성 가우스'를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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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부터 삼성전자, 애플을 비롯한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제품 내부에서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전격 지원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따뜻한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핵심 기능을 품으면서 스마트폰 자체 수요가 살아나고 스마트폰 내부에 들어가는 반도체 용량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동안 부진의 늪에 있던 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나며 슈퍼사이클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삼성 가우스'를, 애플은 '애플 GPT(가칭)'를 각각 제품에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스마트폰 내부에서 작동하는 생성형 AI다.
기기 내부에서 AI 구동 위해 고성능 메모리 필요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관람객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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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챗GPT 등 생성형 AI의 경우 사용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한 뒤 초거대 AI를 가동해 결괏값을 다시 내보내주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그러다 보니 처리 속도가 늦고 개인 정보가 서버로 전송되는 과정에서 보안 문제도 제기된다. 온디바이스 AI는 내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만큼 속도와 보안성에서 우수하다. 이를 위해선 스마트폰 내부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초거대 AI가 가벼워져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반도체 성능의 개선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출시를 목표로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LLW(Low Latency Wide IO·저지연성와이드IO) D램을 개발 중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 급성장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AI 구현을 위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서버가 아닌 작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만큼 저전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HBM 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출시 예정인 애플의 차세대 증강현실(AR) 디바이스 '비전프로'에 들어갈 특화 D램을 개발하고 있다. 비전프로에서 활용될 다양한 AI 기능을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특화 D램으로 애플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SK하이닉스와 협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 33조, SK하이닉스 10조 기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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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수 D램의 경우 일반 제품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보다 4.9%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지난해 3분기부터 침체에 빠져 올해 내내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 중인 반도체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AI 시장이 기존 클라우드 중심에서 모바일, PC까지 확대되면서 수요 둔화에 직면한 전기전자 분야의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AI 메모리 시장도 생성형 AI에 최적화된 HBM에 이어 고성능, 저전력의 온디바이스 AI인 LLW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4.6배 증가한 33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영업이익은 올해 15조 원의 적자에서 내년 12조 원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전망이 밝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내년 매출이 63% 증가한 51조9,000억 원, 영업이익은 10조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15만 원에서 16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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