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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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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오픈AI, 더 돈독해진 ‘밀월’… AI 패권 경쟁서 주도권 잡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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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사티아 나델라(왼쪽)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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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새로운 이사회와 사티아 나델라의 지원을 받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더 강력한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각)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로부터 해고된 지 5일 만에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복직을 알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올트먼과 함께 쫓겨났던 오픈AI의 전 이사회 의장 그렉 브록만도 자신의 X 계정에 “오늘 밤 오픈AI로 돌아가 코딩을 다시 시작한다”고 알렸다.

올트먼이 이처럼 빠른 시일 내에 CEO로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오픈AI의 지분 49%를 가진 MS의 지원사격이 결정적이었다. MS를 중심으로 한 오픈AI의 주요 투자자들은 올트먼이 복귀하지 않으면 소송을 불사하겠다면서 오픈AI 이사회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오픈AI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과 함께 새로운 이사회 구성 방식도 제안했다. 급기야 MS는 올트먼 CEO를 비롯한 오픈AI 전 직원을 고용하겠다는 강수로 오픈AI 이사진을 놀라게 했다.

약 700명의 오픈AI 직원들 역시 올트먼의 복귀를 요청하면서 이사회를 교체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호응했다. 껍데기만 남게 될 위기에 처했던 오픈AI 이사회는 결국 올트먼과 MS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MS의 지원사격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은 올트먼 CEO는 향후 회사 내에서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챗GPT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기존 오픈AI 이사회는 급속한 AI 상용화를 우려했는데,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스타일대로 회사를 이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새롭게 꾸려지는 오픈AI 이사회에는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와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 현 오픈AI 이사이자 쿼라 CEO인 아담 디안젤로가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의 이사회 합류에는 MS나 올트먼의 입김이 작용했기에 올트먼을 해고했던 이사진과는 AI 개발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올트먼 CEO는 지난 6일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에서 밝힌 AI 챗봇 거래장터 ‘GPT 스토어’ 출시와 함께 GPT-4 터보(맞춤형 챗봇), GPT-4V(이미지분석) 등 유료 모델 개발을 예정대로 진행시킬 전망이다.

특히 올트먼 CEO는 ‘꿈의 AI’로 불리는 GPT-5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GPT-4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1조개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픈AI가 개발 중이었던 GPT-5는 125조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미터는 사람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올트먼 CEO는 “개발 중인 GPT-5가 AGI(인간 수준의 AI)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GI는 특정 분야만이 아니라 사람과 같이 거의 모든 분야 업무를 처리하고, 인간 수준을 넘어서는 ‘초지능’ 단계까지 도약할 수 있는 AI다.

이번 사태 해결에서 대주주로서 파워를 과시한 MS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했지만 AI 기술 개발의 상당 부분을 위임했다.

MS는 PC용 운영체제(OS) 윈도11에 AI 챗봇인 ‘코파일럿(Copilot)’을 탑재하고 검색엔진 ‘빙’에도 챗GPT 기술을 접목시켰지만, 이는 MS가 원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MS 제품에 특화된 AI 기술 개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MS는 이달 자체 개발한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애저 마이아 100′ 등을 선보이면서 엔비디아가 독식하고 있는 AI용 칩 시장에서 자립을 시도하고 있다. 오픈AI와의 협력으로 생성형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하드웨어마저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자신의 X 계정에 “오픈AI 이사회의 변화에 우리는 고무됐다”면서 “오픈AI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차세대 AI의 가치를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제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이자 자사 제품에 AI 기술을 사용하는 MS가 올트먼의 복귀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올트먼의 복귀가 없었다면 AI 산업의 중심에 공백이 생겼을 것이고, 구글이나 앤트로픽AI 같은 경쟁자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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