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코스피·나스닥 하반기 들어 수익률 격차↑
“미국처럼 강한 산업 모멘텀 부재”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과 미국 주가 추이는 유사한 패턴을 보여왔지만 하반기들면서 수익률 격차는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초 이후 5월 말까지 코스피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5.8%와 23.6%의 유사한 상승률 곡선을 보였지만 6월 이후에는 유사한 추세 속에서도 수익률 격차가 확대됐다. 22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12.3%와 36.3% 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이처럼 상반기중 유사한 랠리를 보이던 한미간 증시 동조화 현상이 하반기 들어서 약화된 배경은 우선적으로 경기 펀더멘탈 격차로 인한 고금리 충격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7월 초 이후 양국 국채 금리가 동반 급등하면서 주식시장 조정 빌미를 제공했다”며 “그러나 고금리 충격이 한미 주식시장에 주는 타격감은 달랐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시장은 고금리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지만 금리가 반락하면서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복원됐다”며 “반면 국내 코스피지수는 고금리 충격도 상대적으로 컸고 반등폭도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을 포함한 국내 금융시장이 고금리 충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그 여진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장기 금리 수준이 미국과 비교해 연초 대비 낮은 수준임에도 국내 주가 상승률이 미국에 비해 낮은 것은 경제 펀더멘탈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간 경제 펀더멘탈 차이는 단적으로 GDP 성장률 차이에서 확인된다”며 “한미간 GDP 성장률 역전이 이례적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후 역전 현상은 다소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간 성장률 모멘텀 역전 현상이 팬데믹 이후 강화된 원인으로는 중국 리스크를 꼽았다. 박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크게 불거진 중국 성장률 둔화는 물론 중국 관련 각종 리스크에 미국보다 국내 경제 및 산업이 크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자금 흐름면에서 ‘차이나 런 혹은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 여파가 국내까지 미치고 있음도 증시 차별화의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 차별화 현상도 한미간 성장 모멘텀 및 증시 차별화의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박 연구원은 “올해 나스닥지수가 고금리 여파에도 불구하고 강한 랠리를 유지되고 있는 원동력에는 매그니피센트 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랫폼스) 역할이 지대하다”며 “지난해 큰 폭의 조정을 보였던 매그니피센트 7이 올해 초부터 강하게 반등하면서 증시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3분기 매그니피센트 7 이 고금리 충격의 방어막 역할을 하면서 미국 증시가 여타 증시와 차별화될 수 있었다”며 “그리고 주목할 것은 매그니피센트 7이 미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S&P500 시가총액 중 매그니피센트 7의 비중은 2019년초 15% 중반이었지만 현재는 30% 수준을 넘어섰다. 박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 7 영향력 확대는 미국 경제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며 “매그니피센트 7 으로 대변되는 기술 혁신이 미국 경제 및 증시를 강력히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미국과 달리 한국 증시의 부진은 하반기 들어 국내 성장 모멘텀 회복이 기대보다 미약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결국 미국처럼 강한 산업 모멘텀이 부재했다는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경제 모멘텀이 다소 회복되면서 한미간 증시 차별화 현상도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지만 한미 증시 차별화 현상을 완전히 해소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경기의 연착륙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고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 랠리도 금리 하락 등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큰 틀에서 한미 증시의 동조화 현상은 유지되겠지만 경제와 산업 모멘텀 차이로 인한 동조화 속 증시 차별화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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