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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고금리의 부메랑… 연체의 늪에 빠진 자영업자들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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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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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채무변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 부진까지는 '대출 돌려막기'를 해서라도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이지만 고금리까지 닥치면서 이젠 한계를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6월)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700조6000억원) 대비 6.2% 더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100만여명의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전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산출했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경우다.

한은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대출액 전체'를 연체액으로 규정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경우 사실상 돌려막기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1개월 이상 연체가 되면 해당 채무자의 모든 대출을 잠재적 최대 연체액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기준에 따른 올해 2분기 기준 연체액은 총 13조2000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5조2000억원)보다 2.5배 늘었다. 전체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대비 연체율은 1.78%였다. 지난해(0.75%)보다 1.03%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1800만원이었다. 2020년 1분기(4억3000만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액수다. 전국에서 자영업 다중채무자 평균 대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1인당 6억300만원이었다. 대구(4억9100만원), 경기(4억2800만원), 부산(4억2700만원), 제주(4억2700만원)도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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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채무변제 상황이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금리다. 한은이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규모와 변동금리 비중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전체 이자는 1조3000억원 늘어났고,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연 73만원 증가했다. 금리가 1.0%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각각 5조2000억원, 291만원 급증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을 위한 직접적 이자 감면을 요구하고 있는 건 그래서다.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이자 부담 완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권도 연말까지 구체적 이자 감면 대상과 폭을 정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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