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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등유값에 늘어나는 난방비… 무거워지는 농민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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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72% 오른 등유…’서민 연료'는 옛말

뉴스1

22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한 딸기 농장에서 농장주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2023.11.22/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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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김경현 인턴기자 = "말도 못 하죠. 면세유를 사용해도 등유값이 너무 올라서 힘들어요."

전북 김제시에서 딸기농장을 운영하는 황은영씨(52·여)의 푸념 섞인 한마디다.

황씨에 따르면 딸기는 온도에 예민한 작물이기 때문에 상시 하우스 난방을 유지해야 한다. 면세유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해마다 지출되는 난방비가 큰 부담이다.

그는 "농업 종사자에 한해 구입할 수 있는 면세유를 사용하고 있지만 등유값이 너무 올라 이마저도 부담된다"며 "작년 작기에는 난방비로 1000만원 정도를 사용했는데 올해는 면세유가 20% 정도 인상돼 벌써 1200만원이 훌쩍 넘게 지출됐다"고 설명했다.

비싼 등유 대신 저렴한 난방 수단으로 바꾸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사용하고 있는 재배 시설을 교체하기에는 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황씨는 "최근에 유행하는 농업용 전기 온풍기 등이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기계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낸다"며 "등유값이 오른 탓에 출하하는 딸기 가격도 20% 올리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딸기농장 관계자는 "농장의 규모와 날씨에 따라 난방비가 변동돼 난방 지출액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수입은 지난해 대비 20%정도 감소했다. 딸기 1㎏당 1만5000원에 판매하면 유류비와 인건비를 제외하고 손에 쥐는 건 절반 수준인 8200원 정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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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지난 22일 오후 전북 군산시 중앙로의 한 주유소 모습. 2023.11.22/뉴스1 김경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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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외곽지역과 농가의 난방을 책임져 이른바 '서민 연료'라고 불렸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시세가 급등해 휘발유와 비슷한 가격이 됐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공시된 지난 10월 기준 전북지역의 등유값은 1리터(L)당 1390원이다. 이는 등유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20년 10월(당시 812원)과 비교하면 72% 가량이 오른 것이다.

농·임·어업 종사자에 한해 각종 세금을 면제 해주는 면세유의 경우 1리터당 200원 정도가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석유 업계에서는 한동안 등유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정유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중단되자 등유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등유 가격이 상승했다"며 "올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동지역의 전쟁 발발로 인해 유류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는 서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금전적인 지원과 효율적인 난방 수단 정책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생업을 위해 등유를 사용 중인 서민들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 사업과 면세유 혜택 등의 단기적인 금전적 지원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도시가스·태양열과 같은 친환경적·경제적 난방 수단으로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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