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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다 가도록 경기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내년 증시 전망이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대체로 2800선에서 최고점이 형성되는 가운데 최저점으로 2000선아래를 제시하는 곳도 나타나 내년에도 안갯속 증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내년 연간 증시 전망에서 코스피 지수 고점을 2600~2800선으로 예상했다. 가장 높은 코스피 타깃을 제시한 곳은 KB증권으로 2810선을 제시했다.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정책으로 인해 경기 둔화, 금융 발작이 나타나면 '과잉긴축'이라는 근거가 되고, 이를 인지한 미국 연준도 통화정책기조를 변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긴축이 멈추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본격 증시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BNK투자증권은 코스피 상하단을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2011년 이후 내내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이 평균 10.1배라는 점을 감안해 상하단을 계산, 내년 4분기 코스피 상단이 3137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포함하면 증시 상단을 가장 높여잡은 것은 BNK투자증권이 된다.
코스피 밴드 하단을 1900선으로 가장 낮게 제시한 곳은 교보증권이었다. 교보증권은 올해 증시 상승을 제한했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 기업 마진 악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교보증권을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대체로 코스피 하단을 2200~2300선 사이에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코스피 하단을 2200선으로, NH투자증권은 2250선, 현대차증권은 2320선을 예상했다. 그나마 하단을 가장 낙관적으로 제시한 이재선 현대차증권은 연구원은 "원화 강세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과 실질 구매력 강화가 어우러지면서 한국 GDP 추가 하향을 막을 것이고, 연말 수익률도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 고점에 대한 의견도 지수만큼 상반되게 갈렸다. 미국 금리 상승 사이클이 빨리 종료될 것이라고 여기거나, 기준금리가 하반기 내리더라도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일 것이라고 본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상반기를 더 좋게 예측했다. 반면 고금리 환경 속 기업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보는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하반기를 더 좋게 봤다.
내년 유망 업종에 대해서는 이견없이 반도체가 대부분 포함됐다.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되면서 업황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순이익은 2023년 2조6000억원에서 2024년 34조4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2022년 이익레벨 복귀는 무리지만 이익 추정치가 늘어나고 있어 반도체 비중을 늘리기에 무리가 없다"고 짚었다. 그는 이와 함께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디스플레이, 유틸리티, 조선, 화학, 하드웨어, 헬스케어도 상승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시장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경기가 회복되면서 시클리컬(경기민감주) 업종인 화학, 철강, 운송 등 제조업 개선을 점치는 시선도 많았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가 임박하는 2024년은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서비스 대비 부진했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미국 대선, 대규모 투자, 한국의 고령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시간을 아껴주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업종이 뜰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로자나 소비자의 시간을 아껴주는 기술기업(인터넷/IT솔루션, 제약/바이오)과 아껴진 시간만큼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기업(엔터/게임, 화장품/의류)에도 투자하라"고 주문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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