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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팩플] ‘아래아 한글’ 한컴도 AI 비서 만든다…“‘코인논란’ 법인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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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글과컴퓨터 AI 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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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워드프로세서 ‘한컴오피스’ 개발사인 한글과컴퓨터(한컴)가 28일 ‘AI 산업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중 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AI 비서 ‘한컴 어시스턴트(가칭)’를 출시하고, AI 문서작성 기술을 기업별 맞춤형으로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컴이 AI를?



한컴이 이날 발표한 AI 비서 서비스인 한컴 어시스턴트는 챗봇으로 원하는 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한글 문서를 열고 한컴 어시스턴트에게 ‘기안서 양식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자동으로 서식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AI 비서 챗봇인 ‘MS 코파일럿’과 기능적으로 유사하다는 게 한컴 측의 설명. 이 과정에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오픈AI의 GPT, 메타의 라마(LLaMA) 등 다양한 AI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활용된다.

한컴은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목적에 맞게 한글 문서용 AI 기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한컴은 또 기업들이 보유한 ‘한글’ 문서 내용을 AI가 학습한 뒤 챗봇이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AI 서비스인 ‘도큐먼트 QA’ 등의 서비스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한컴 해외진출, 가능해?



한컴이 장기적으로 노리는 건 해외 진출. 김연수 한컴 각자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컴을 5년 이내에 글로벌 빅 테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컴 측은 워드프로세서 SW 개발 등의 노하우를 AI에 접목하면 해외의 AI 문서 자동화 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클라우드, 삼성SDS 등 약 30개의 AI 기술 기업들이 참여하는 ‘한컴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각 협력사와 기술과 사업 기회를 공유하며 일본 등 해외로 나갈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컴그룹의 신사업은?



한컴은 그동안의 주력 사업이었던 SW 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컴의 연간 영업이익은 실적 부진과 신사업 발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계열사 매각 등의 영향으로 2020년 682억원에서 지난해 250억원으로 2년 만에 반 토막이 난 상황. 재무 및 운영 전반을 맡고 있는 변성준 각자대표는 “한컴은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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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인스페이스가 지난해 발표한 민간위성 '세종 1호'의 모습. 사진 한글과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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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그룹은 2010년 김상철 현 회장의 인수 이후, 김 회장의 장녀인 김연수 대표가 2021년 한컴 대표에 취임하며 2세 경영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직접 지휘했다. 일례로 지난해 한컴그룹의 계열사 ‘한컴인스페이스’의 민간위성 세종 1호 발사 사업도 김 대표가 키를 잡고 추진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한컴로보틱스(로봇), 한컴모빌리티(모빌리티), 한컴인텔리전스(AI·사물인터넷) 등의 계열사가 소속된 자회사 한컴MDS를 매각하며 성과가 부진한 사업들을 접었다. 한컴 관계자는 “현재 사업 로드맵에 따라서 착실히 신사업 추진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제 한컴은 AI를 활용한 ‘지능형 자동화(IA) 기술’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김연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의료나 항공 분야 등을 포함해 자동화 기술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하기 위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컴 코인 의혹은 뭐야



이날 한컴의 AI 전략 발표는 김상철 한컴 회장의 ‘코인 주가조작’ 논란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진행됐다. 27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김상철 회장의 차남 김모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상철 회장이 한컴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법인인 한컴위드가 지분을 투자한 암호화폐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 중이다. 김연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로와나 토큰은) 저희 경영진과 저를 포함한 (한컴) 법인과 무관하고, 나아가서 아로와나 코인 프로젝트가 잘못되더라도 저희 법인과 경영진에게 득이나 실이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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