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
미국 투자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내년 증시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이 미국 증시가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상승률은 올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S&P500지수는 28일(현지시간) 4554.89로 마감해 올들어 18.6% 급등했다. S&P500지수의 사상최고치는 지난해 1월 초에 기록한 4796이다.
지난 27일에는 도이치뱅크와 BMO 캐피탈마켓이 지금까지 나온 내년 증시 전망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S&P500지수 목표치를 제시했다.
두 투자은행은 모두 S&P500지수가 내년 말 51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12%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에는 RBC 캐피탈마켓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내년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5000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9.8% 높은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투자심리가 아직 조심스러워 과열되지 않았다는 점과 지정학적 리스크 약화, 인플레이션 하락,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결 등을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내년 말 S&P500지수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전망은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간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이 제시한 4500이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1.2% 낮은 수준이다.
내년 말에 S&P500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더 내려갈 것이란 전망은 지금까지 모간스탠리가 유일하다.
S&P500지수가 내년에 오르긴 올라도 지난해 1월 초에 기록한 사상최고치 4796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한 해를 마감할 것이란 전망도 투자은행 3곳에서 나왔다.
웰스 파고는 내년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4625로 제시해 현 수준에서 1.5%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와 UBS 글로벌 자산관리는 현 수준에서 3.2% 높은 4700을 내년 말 목표치로 제시했다.
바클레이즈는 S&P500지수가 내년 말 4800으로 마감해 사상최고치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봤다. 4800은 지금보다 5.4% 높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즈의 목표치는 지금까지 나온 월가 투자은행들의 전망 가운데 중앙값이다. 투자은행들의 내년 말 S&P500지수 목표치 평균은 4836으로 28일 종가 대비 6.2%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57년 이후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인 8%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노베이터 ETF의 리서치 및 투자전략 팀장인 팀 어바노비츠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신중하게 검토해 증시에서 이미 일어난 일의 맥락 안에서 투자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S&P500지수가 내년 말 4753으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정책과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를 함께 반영해 밸류에이션을 계산한 결과다.
어바노비츠는 "우리의 생각을 요약하자면 내년 증시는 고르지 못하고 변동성이 크며 결국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점"이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반드시 큰 폭의 주가 상승 잠재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참고할 만한 기준선을 갖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상방과 하방 견해 양쪽에 내재돼 있는 리스크를 진정으로 이해해 자신이 설정한 기본 시나리오뿐만이 아니라 좀더 폭넓은 범위의 결과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올해 증시 랠리를 예측하는데 실패했다. 지난해 말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의 평균은 현재 수준보다 11% 낮았다.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내년에 증시가 보합세를 보이거나 낮은 한자릿수의 수익률을 보이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지만 역사적 통계는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펀드스트랫의 설립자이자 리서치 팀장인 톰 리에 따르면 1900년 이후 S&P500지수의 연간 수익률 분포를 보면 10% 이상 상승한 경우가 51%인 반면 0~5% 사이로 소폭 오른 경우는 11%에 불과했다.
리는 이날 투자 메모에서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S&P500지수가 한 해를 강보합세로 마감할 확률은 10분이 1에 불과하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현재 투자은행들과 투자자들의 전망이기 때문에 나는 내년이 매우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펀드스트랫은 아직 내년 말 S&P5000지수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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