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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목)

중 지분 25% 넘는 K배터리, 미 전기차 보조금 제외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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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해외우려기업’ 세부 규정안 발표에 업계 고민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주요 사업장 둔 기업도 해당

합작회사 준비·운영 중인 국내 기업 “지침에 맞춰 대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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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 배제 대상인 ‘해외우려기업’(FEOC) 세부 규정안이 발표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 넘는 배터리 합작사를 FEOC로 지정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시행된 IRA에 따라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FEOC 발표는 한국을 비롯해 배터리 소재 등을 중국에 의존하는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과 합작회사 설립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은 중국 지분을 낮추기 위해 추가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등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 대부분이 안전장치로 중국기업과 합작 시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지분을 조율한다는 조항을 미리 마련했다”면서도 “지난 3월 발표한 반도체법이 중국 자본 25% 기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이번 IRA 발표도 상당히 타이트한 요율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외국기업이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해외우려국에서 설립 또는 소재하거나 사업장을 두는 경우 FEOC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나 제3국 등에서 해외우려국과 합작회사 설립 시 해외우려국 정부가 이사회 의석, 의결권, 지분의 25% 이상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외우려국이 기술제휴를 통해 핵심 광물, 배터리 부품 또는 구성물질의 추출·처리·재활용·제조·조립에 대한 실효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FEOC로 간주했다.

이 규정에 따라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핵심광물 추적을 위한 시스템을 2026년 말까지 구축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와 소재 기업, 협회, 광해광업공단 등과 민관합동 대응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중국 기업들은 IRA 원산지 요건을 우회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외국 배터리 업계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한국에서 최소 9건의 합작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은 FEOC 규정에 따라 부담도 커졌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차분하게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북미 지역 공급을 목표로 2026년까지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배터리 전구체 합작 공장을, 모로코에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분율을 조정해 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화유코발트 지분율이 49%로 정해진 구미 공장도 이번 지침에 맞춰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 업체 야화와 모로코에서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야화와는 MOU 단계여서 FEOC 세부 규정에 영향이 없다”며 “모든 배터리를 미국 시장용으로만 만드는 건 아닌 만큼 미국은 FEOC 기준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K온은 에코프로 및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을 위한 3자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온은 현재 50% 정도로 추정되는 거린메이 지분을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 2차전지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CNGR과 지난 6월 경북 포항에 2차전지용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는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향후 필요하면 합작 파트너와 협의해 지분 조정 등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실장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배터리 공급망의 현실적 한계가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우리도 의견을 전달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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