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상섭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병립형 비례제 회귀 가능성을 시사한 이재명 대표를 향해 “그러다 비참하게 지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말했다. 이는 앞서 이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라며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박 전 위원장은 6일 자신의 SNS에 게시한 ‘이재명 대표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대선 당시 대표님께서는 국민과 수많은 약속을 하셨고 수없이 반복했던 약속은 바로 정치개혁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그만둔 이후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또 국민으로서 이재명 당대표가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이끌어주길 바랐다"며 “대표님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느냐. 국민들께서는 대표님의 단식 말고 민주당의 혁신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은 대선이 끝나고 계속해서 국민과 멀어져 가고 있다”라며 “심지어 대선 때 한 약속조차 지키지 않겠다고 한다. 수없이 약속했던 정치개혁마저 저버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님은 왜 정치를 하시느냐. 제가 대표님을 도왔던 것은 대표님이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정치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그런 정치 지도자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의 승리는 곧 국민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라며 “민주당의 승리가 곧 국민의 패배라면 그 승리가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님, 역사를 두려워하십시오”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정신은 도전자의 정신이지 기득권의 정신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다당제 제도화를 간절히 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강력한 반대를 뚫고 다른 야당과 힘을 합쳐 준연동형 비례제 개혁을 주도했다”라며 “물론 위성정당으로 그 취지가 완전히 왜곡되긴 했지만 준연동형 비례제는 민주주의 역사에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요한 전진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민주당이 만들고 민주당이 약속한 제도를 민주당 스스로 폐기하려 하고 있다”라며 “대표님 주변에서 원칙 없는 승리를 속삭이는 아첨꾼들이 국민의힘과 야합해 선거제도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님께서 대선 때 수없이 반복했던 정치개혁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대표님의 정치적 미래도 사라질 것”이라며 “대표님께서 정치개혁 약속을 확언하지 않아 우리 당은 분열되고 있다. 이 책임은 이재명 대표님께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열을 막는 방법은 정치개혁 약속을 확실히 선언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대표님이 여러 차례 약속한 준연동형 비례제와 위성정당 방지 약속을 실천해 달라. 부디 민주당다운 승리를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y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