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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中기업 실적도 떨어지네…가시지 않는 중국증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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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증시 반등 기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중국 정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내년 1분기까지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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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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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기업 실적은 악화일로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기업은 줄고 기대 이하 실적을 낸 기업은 훨씬 많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중국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약 30%는 올해 3분기(7~9월)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2분기(4~6월)엔 그 비중이 18%였는데 3분기엔 더 늘었다.

또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자료에선 MCSI중국지수 기업들의 총 주당 순익은 전년 대비 6% 줄어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텐센트 같은 기술주의 경우 비교적 선방했지만 전체적인 순익 성장률은 15.2%로 2분기(34.9%)의 절반에 못 미쳤다. 이 여파에 MCSI중국지수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2분기 8.1%에서 3분기 3.7%까지 줄었다.

인베스코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차오 전략가는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할 만한 긍정적 촉매가 되지 못했다"며 "경제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중국 증시는 제로코로나 폐지 후 경제가 활기를 찾으면서 올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1년 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 주요 은행들은 올해 MSCI중국지수가 1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MSCI중국지수는 5일 종가 기준 올해 들어서만 15% 가까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MSCI세계지수가 14.5% 오른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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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SCI중국지수(빨간선)과 주가수익비율(PER) 추이/사진=매크로마이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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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지연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중국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 부양책을 폈지만 소비 심리를 살려내는 데 고전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미·중 지정학적 긴장과 부동산 위기, 수출 둔화는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진한 실적 모멘텀은 중국 주식의 투자 매력을 더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정부 부양책 발표 후 시장이 반짝 반등할 순 있지만 기업 실적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반등은 단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의 실적 하락 모멘텀이 올해 연말을 지나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면서 실적 전망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고려해 중국 증시에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5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 향후 등급 하향 조정을 예고하며 시장 악재를 추가했다. 무디스는 중국 경제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하고 국내 부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에 꼽히는 피치와 S&P는 중국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에 추가로 변화를 주진 않았다.

일각선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기회를 찾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에게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일 때 매수 신호로 읽히는데, 5일 종가 기준 11.87을 가리키고 있다. 최근 피델리티는 중국의 통화 부양책과 1조위안 규모의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부양책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봤다.

시장 관측통들은 내년 중국의 주요 경제 어젠다를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는 중국의 경제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알 수 있는 행사로 이달 중순 열린다. 시장에선 중국 정부가 암울한 전망이 심화하지 않도록 내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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