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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7 (토)

    '선진국 물가, 30개월 만에 최저' 금리 인하 기대감…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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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인하 타진하는 시장…"50% 확률로 내년 3월 인하"

    韓도 물가 둔화 예상되나 불확실성↑…"반년은 걸릴것"

    뉴스1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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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세계 주요 7개국(G7) 물가 상승률이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은 새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아직 향후 물가 추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크다는 지적도 따라붙는다.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10월 OECD 38개 회원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6%로 전월(6.2%)보다 0.6%포인트(p)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해당 달에 무려 28개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결과다.

    세계 최고 선진국인 G7의 경우, 10월 물가 상승률은 더욱 낮은 3.4%로 나타난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무려 2년 반 만의 최저치다.

    OECD는 "G7 물가 상승률은 일본을 뺀 모든 국가에서 하락했다"며 "대부분 G7에서 식료품·에너지 제외 물가(근원물가)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올랐던 에너지 가격이 10월 내리면서 물가 오름세를 끌어내린 영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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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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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선진국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에 부풀었다.

    물가만 아니라 미국의 고용지표도 시장을 부채질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0월 구인 건수는 2021년 8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저인 87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통화 긴축 사이클이 조만간 종료되고 완화 사이클이 돌아온다는 희망이 탄력을 받게 됐다.

    구체적으로 시장은 이르면 내년 3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고 베팅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내년 1월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운용할 가능성을 약 9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새해 벽두에는 사실상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면 내년 3월에는 정책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확률을 훨씬 낮은 약 40%로, 0.25%p 인하에 나설 확률은 훨씬 높은 50%로 반영했다.

    심지어 내년 5월에는 기준금리가 지금과 같은 확률을 10% 남짓으로 평가했다. 즉, 내년 5월이면 연준의 인하는 90% 확률로 이미 단행됐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8~10월 채권시장 약세는 11월 온전히 강세로 되돌려지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며 "글로벌 연착륙 전망이 유효하고 중앙은행의 고금리 장기화 방침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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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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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도 11월 물가가 둔화하면서 연간 전망치를 가볍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2월 물가 상승률이 2.2~3.4% 범주에 들어오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수정 전망한 연간 물가 상승률(3.6%)이 달성된다. 수용 가능 범위가 1.2%p로 상당히 넓은 데다 이달 전월 수준의 물가 상승률(3.3%)만 유지해도 되기에 달성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다만 향후 물가 오름세가 각국 중앙은행의 계획처럼 더뎌지더라도 기대만큼 빠른 금리 인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경고도 동시에 나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웨이 리 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 5일 한 행사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을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은 아마 내년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인하 횟수는 과거 경기 사이클에 비해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봤다. 혹시 모를 물가 상승 압력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도 비슷한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유가와 국내 경기 등의 물가 불확실성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제약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5일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전망 경로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누적된 비용 압력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불확실성이 계속 큰 상태에서는 금리 조정은 생각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은은 앞서 '안개가 짙은 상태에서는 운전(금리 조정)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을 내비친 바 있다.

    실제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30일 회의 직후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 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실적으로 긴축 기조가 6개월보다 더 될 거란 생각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이 같은 언급이 최소 6개월 이상의 동결 방침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의 기대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추가적인 긴축 압박이 부재하고 미 재무부의 발행 만기 비중 조절 등 최악의 약세 구간은 지났다는 인식이 우세하지만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시장금리는 6개월 내 금리 인하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해석이 반영되면 일정 수준의 기대 조정을 수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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