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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하락에 가구당 자산 ‘5억2727만원’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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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여파로 올해 3월 기준 가구당 평균자산이 지난해보다 4% 가까이 감소하며 5억2700만원대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가구당 평균부채는 전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3월31일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045만원(3.7%) 줄었다. 가계 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세계일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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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이 줄어든 건 집값 하락 영향이 컸다. 금융자산은 1억2587만원으로 3.8% 늘었지만 실물자산은 2022년 4억2646만원에서 올해 3억7677만원으로 5.9% 감소했다. 특히 거주주택이 1년 새 10.0%(2억5496만→2억2938만원) 줄며 자산 감소를 견인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부채 증가세도 주춤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86만원으로 작년보다 0.2% 증가했다. 역대 최저 증가율이다.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가 6694만원으로 1.6% 감소한 가운데 임대보증금(2492만원)이 5.3%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1인가구 증가, 주택가격 하락 기대 등으로 전월세 선호가 높아지고 거래량도 확대됨에 따라 임대보증금 증가세가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소득분위별로는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 부채가 2004만원으로 작년(1633만원) 대비 22.7% 증가한 데 비해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3.7%, 3.0% 감소했다. 1분위 부채가 급증한 건 이 구간에 속한 60세 이상 가구가 임대수입 목적으로 담보대출을 확대한 것과 39세 이하 1인 가구가 생활비 등을 위해 단기대출을 늘린 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자산이 감소한 가운데 부채는 늘면서 가구당 순자산(자산-부채)은 4억3540만원으로 지난해(4억5602만원)보다 4.5% 감소했다.

지난해 가구의 평균 소득은 6762만원으로 2021년 대비 4.5% 늘었다. 세금 등 비소비지출은 1280만원으로 8.1% 증가했는데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비용이 18.3% 불어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자비용이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한 건 금리가 올라 그렇다는 걸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부분이 가처분소득과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면서 분배지표는 개선됐다. 1분위와 2분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각각 6.0%, 8.3% 증가한 가운데 5분위 증가율은 4.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5.76배로 1년 전(5.83배)보다 감소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소득의 평균값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클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다만 전체 인구에서 중위소득 50% 이하 인구 비중을 의미하는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했고,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도 2021년 39.3%에서 2022년 39.7%로 악화했다. 소득 불평등도는 개선됐지만 고령층을 중심으로 빈곤 인구는 증가한 셈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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