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로고/사진=뉴시스

동료 여성 경찰관에게 사귀자고 고백했다 거절당하자 7개월간 40차례 스토킹한 현직 남성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경찰관 A씨(30대·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법원은 또 김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민 부장판사는 "문자메시지 등의 내용은 대체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또는 자신을 거부하는 피해자에 대한 아쉬움과 자신의 결심 등에 관한 것"이라며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해악을 고지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거부했고 피고인과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서 직장 상사에게 알려서 이 문제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상황에서도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피해자에 대한 연락을 거듭했다"며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씨는 같은 팀으로 근무했던 직장 동료 B씨(20대·여)를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7개월 동안 총 40회에 걸쳐 문자와 전화 등으로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에게 밥을 먹자는 등의 호감을 표시하고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여러 차례 거절당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에게 계속해서 연락했다.

이에 B씨는 지난해 10월21일 A씨에게 "자꾸 이런 식으로 나를 괴롭히면 외부에 알리고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 부탁이자 경고다. 연락하지 마라. 이 메시지도 답장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A씨는 "알겠다. 연락할 일 없을 거다. 아는 척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의 약속은 오래 가지 못했고 그는 또다시 B씨에게 연락했다. 결국 B씨는 같은 해 11월1일 상관 C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C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A씨는 크리스마스인 지난해 12월25일에도 B씨에게 연락하는 등 올해 5월17일까지 지속해서 연락했다. 결국 A씨는 형사고소 당했다.

2021년 9월 경찰에 임용된 A씨는 동종 전과가 없는 초범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스토킹 이유에 대해 "동기로서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B씨에 대한 이성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미련 때문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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