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주법인·가우스랩스 등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한일 경제협력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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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SK하이닉스 미주법인을 비롯한 계열사와 투자사의 현장 상황을 챙겼다고 SK그룹이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8∼9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를 방문해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자회사 가우스랩스, SK 3개사가 공동 투자한 루나에너지 등을 방문했다.

최 회장은 8일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서 HBM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에게 "기존 사업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부터 지정학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까지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HBM은 AI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D램으로, 올해 실적 부진 탈출을 이끌고 있는 '효자 제품'이다. 최근 조직 개편으로 'AI 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HBM 비즈니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어 9일에는 가우스랩스와 루나에너지를 차례로 방문했다. 가우스랩스는 SK가 지난 2020년 만든 첫 AI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AI 솔루션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에 쓰여 생산 효율과 수율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최 회장은 "AI 솔루션에 거대언어모델(LLM)도 접목하고 다른 분야 공정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루나에너지는 주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문기업으로 SK㈜, SK이노베이션, SK E&S 등이 공동 투자한 회사다. 최 회장은 루나에너지에 가서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 아프리카 등 진출을 미리 염두에 두고 특히 전력 공급이 열악한 지역을 위한 솔루션 제공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미국 방문에 이어 11일(현지시간) 독일을 찾아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네덜란드로 이동,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동행해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본사를 찾는다. 또 암스테르담 소재 SK엔무브 유럽 법인도 방문해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연말 글로벌 경영행보는 2024년 새해에도 반도체, AI, 미래에너지 등 그룹 신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고 ‘글로벌 스토리’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