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대 총선에서 영입돼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2명이 같은 날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당이 술렁였다. 민주당 초선 중 벌써 4명이 내년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들 모두 현실 정치에 한계를 느끼고 재선을 포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중진급 다선 의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등 내홍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초선 의원들이 잇달아 의원직을 던지는 상황에서 단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여당의 선제적인 인적 쇄신 움직임에 초선 불출마 선언까지 더해지자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3일 홍성국·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이탄희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반대하며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내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전문성과 참신함을 지닌 초선 의원들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며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분명 민주당에 좋지 않은 신호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불출마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 당은 내년 총선에서 단합과 혁신을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강조했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초선 의원들의 잇단 이탈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가 그들을 버렸다"며 이 대표를 향해 쇄신을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하는데 이 대표는 왜 못하느냐.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나"라며 "선도적 결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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