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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2024 증시풍향계②]서학개미 20년새 180배 급증…내년 뉴욕시장 투자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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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사진=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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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의 투자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약 180배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쏠림이 심화한 만큼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학개미 투자 규모, 1조원→179조원···"M7, 미국채 쏠림 심화"

1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들이 미국 시장(주식·채권)에 투자한 규모는 총 178조5683억원으로 2011년(1조1426억원) 대비 180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이날 기준 주식 결제 금액은 166조3893억원, 채권 결제 금액은 12조원이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열광한 기업은 테슬라다. 올 한 해 17조6534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그 밖에 엔디비아(6조3624억원), 애플(3조1152억원), 아이온큐(2조7329억원), 마이크로소프트(2조7142억원), 아마존(1조5000억원) 등 주로 기술 주도주인 ‘M7(매그니피션트 7)’에 집중됐다.

박소연 신영증권투자전략 이사는 “올 한 해 뉴욕시장은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미국에서는 스탠더드푸어스(S&P)500이 아니라 S&P7과 S&P493으로 나눠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AI와 관련된 빅테크, 반도체 회사들만 강세를 보였다”고 올해 글로벌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같은 기간 채권 매수 금액도 확대됐다. 서학개미들은 2021년까지만 해도 0%대 초저금리에 주식 매수에만 몰두했다. 당시 채권 투자 규모는 8조원대였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장기화에 채권 매수세는 13조원대까지 급등했다.
서학개미 일본 진출···내년에도 빅테크 기업 투자 매력 ↑

서학개미는 올해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3배 상장지수펀드(ETF)’에만 약 4조3273억원을 투자했다. 내년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하며 미국 장기채 ETF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환차익을 노리고 도쿄 거래소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상품도 서학개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면서 3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어 연초부터 국내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됐다"며 "내년 이르면 상반기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가 전망되며 엔화의 추가 약세 또한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내년에도 해당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봤다.

서학개미들에게 인기를 끈 종목인 M7 투자도 계속 각광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대형 기술주가 현재 모두 생성형 AI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주요한 기업들”이라며 “장기이익 성장성과 밸류에이션 상대 비교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 중동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김 본부장은 “내년에는 달러 강세가 차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으나 달러 가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신용위기와 경기 침체 등 발생 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따라서 위험 헤지를 위한 안전자산(달러·금) 등을 자산 내 일부 유지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는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산타랠리를 시연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 같은 글로벌 증시 호재는 일시적일 뿐 장기적인 이벤트로 보지는 않고 있다.

황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11월부터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돼 랠리를 보였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요인은 다소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미 시장은 어느 정도 연준이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고, FOMC 회의 결과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도 “올 한 해 AI, 빅테크, 반도체 회사들에 대한 쏠림을 거꾸로 해석하면 조정세를 보일 때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취약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했던 만큼 조정기 진입 시 그만큼 뉴욕 증시도 침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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