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검색하고 휴대전화 초기화…"스스로 목숨 끊으려"
법정 피해자 유족 "반성 없이 악감정만 있을 것" 엄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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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절교하자는 말에도 계속 집착하다 동급생을 목졸라 살해한 여고생이 범행 뒤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정황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전지검은 18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최석진) 심리로 열린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양(18)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범행 뒤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디지털 포렌식을 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며 이와 함께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챙겨 나와 도로변에 던진 경위를 A양에게 따져 물었다.
검찰은 또 “범행 전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살인자가 돼도 친구를 해 줄수 있냐고 말한 사실이 있냐”며 경찰에 자백 취지로 전화하기 전 살인 형량 등을 검색한 사실이 있는지 등의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A양은 “경찰에 자수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휴대전화를 초기화했고 살인 형량 등을 검색해봤는데 정확하지 않아 경찰에 물어봤다”며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시점 뒤에도 계속 사용했던 점에 대해서는 “오류가 생겨서 곧바로 초기화가 되지 않았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특히 A양은 범행 뒤 112에 전화해 “만 17세이고 고등학교 3학년인데 살인하면 5년 받느냐. 사람 죽이면 아르바이트도 잘 못하고 사느냐. 자백하면 감형되느냐”라고 말한 사실에 대해 “범행이 알려질까봐 일부로 태연한 척 했다. 형량 등을 검색해봤는데 정확하지가 않아서 경찰에 물어보자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양이 범행을 암시했던 대화 녹취록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으나 피고 측이 동의하지 않는 등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신문을 마친 A양은 “얼마나 무서운 일을 저질렀는지 깨달으며 갇혀 있다. 유족 얼굴을 못 볼 정도로 정말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다만 피해자에게 폭언과 거친 말을 했던 것은 피해자가 본인의 잘못이니 괜찮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 부친은 법정에서 “살아있는 자체가 고통스러우나 살인자가 철저하게 죗값을 치르는 것을 봐야겠다”며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딸을 지키지 못했다. 집은 사건 현장이 됐고 삶은 망가졌다”고 오열했다.
이어 “피고인은 딸과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자신의 인생이 망가질 뻔했다며 딸에게 부모의 사과를 받아내라고 강요하기도 했다”며 “친구였다고 주장했지만 하수인처럼 부렸다. 그때 일을 감안하면 감정을 갖고 있고 출소하면 어떻게든 접촉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엄벌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보호관찰 추가 청구 등에 따라 내년 1월 11일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은 A양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도 한 상태다.
한편, A양은 지난 7월12일 낮 12시께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대전 서구에 있는 동급생 B양의 집을 찾아가 B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이후 B양인 척 B양의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B양의 휴대전화는 스스로 경찰서를 향하는 길에 던져 버렸다.
kjs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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