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교땐 통계의 함정 빠져
근로시간 격차 264→181시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최장근로시간 국가군에 포함되지만 자영업자가 많은 고용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른 국가에 비해 자영업자는 많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적어 주 30시간 이상을 일하는 전일제 근로자가 근로시간 통계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전일제 근로 이외에도 노령·여성 등 취약계층의 노동 시장 진입을 위한 질좋은 시간제 근로의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OECD 30개국 평균과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 격차인 264시간이 취업형태 구성을 고려할 경우 약 181시간까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단순 비교 시 연간 총근로시간은 OECD 30개국 평균 1646시간 대비 한국은 1901시간이다. 취업형태에 따른 조정을 거치면 OECD 평균은 1646시간으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한국은 1829시간으로 줄어들었다.
KDI는 "서로 다른 국가의 OECD 연간 근로시간 수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실은 취업형태의 구성이 서로 다른, 따라서 동등하지 않은 두 대상을 비교하는 것"이라며 "외국에 비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작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말하는 '통계의 함정'이 근로시간 격차인 '246시간'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KDI는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커질수록 길어지며, 반대로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커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OECD 38개 회원국 중 30개 국가의 2010~202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의 비중이 1%p 증가할 때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0시간 내외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1%p 증가하면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약 9시간 감소했다.
KDI는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취업형태 구성으로 인해 비교적 길게 나타났다고 봤다. 자영업자와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을 여타 국가와 비슷하게 조정할 경우 근로시간 격차는 약 31%까지 줄어들었다. 다만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비중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아직 한국의 근로시간은 여타 OECD 회원국에 비해 다소 긴 편이다. KDI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나 경직적인 노동시간 규제 등이 비생산적인 장시간 근로관행을 초래하는 측면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개선함으로써 노동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적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시간제 근로가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섭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시간제 근로자는 주 30시간 미만을 근로자를 총칭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에 비해서 처우가 낮은, 시간 단위로 계약된 근로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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