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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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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이번엔 잘 쓸까”…제4이통사 진입, 통신서비스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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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28㎓ 대역 신청 마감
제4이통사 진입 효과 주목
“사업자 진입, 요금 영향無”
망 구축 부담, 생존과 직결
B2B 분야 활용도 과제로


매일경제

자료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세종텔레콤·마이모바일(미래모바일 컨소시엄) 3곳이 제4이동통신사가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9일 5G 28기가헤르츠(㎓) 대역(26.5~27.3㎓·800㎒폭)과 신호제어용 앵커주파수 700㎒ 대역(20㎒폭) 할당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를 앞세워 통신시장 내 요금·마케팅·품질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사업자 진입, 요금 인하 효과 無”
그러나 제4이통사가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불러올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일찌감치 제기됐다.

한 국내 연구진(영남대 박추환·김기현 교수)은 2019년 9월 논문 ‘신규 사업자 통신시장 진입효과 추정분석’에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은 통신요금에 미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사업자 진입에 따른 요금 인하 효과는 상당 기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4이통사에 도전한 스테이지파이브는 주파수 할당을 계기로 가계통신비 절감뿐만 아니라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3년간 인구 밀집지역(핫스팟) 90곳에 6000여개 이상 무선기지국을 구축해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대상으로 ‘진짜 5G’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스테이지파이브·세종텔레콤 등은 핫스팟을 중심으로 28㎓를 구축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계획 중이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기본적인 통신서비스를 기존 이통사로부터 도매로 제공받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취한다.

제4이통사, 자금력 관건…‘진짜 5G’ 구축 부담
문제는 신규 사업자가 시장 진입 초기 짊어지게 될 망 구축 부담이다. 이는 신규 사업자의 생존 가능성과도 연결된 문제다.

연구진은 “신규 사업자 진입은 소비자에게 부담되는 전환 비용과 신규 사업자의 망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한 비용 산정이 이뤄질 경우 신규 사업자의 생존 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촉진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명확해 신규 기업의 성공적 진입과 시장 안착이 다소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제4이통사에 도전한 업체들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아 ‘실패한 흥행’이라는 비판부터 망 구축 비용을 부담할 재무 능력을 갖췄냐는 의구심까지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신한투자증권 등 금융권 투자자를 확보했지만 컨소시엄 특성상 의사결정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종텔레콤은 2015년 제4이통사 도전 당시 자금 능력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다.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참여가 제4이통사 흥행 요인으로 꼽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28㎓ 대역이 갖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28㎓ 대역은 기존 5G 이동통신에 쓰이는 3.5㎓ 대역보다 기지국 장비를 더 촘촘하게 세워야 해 비용 부담이 크다.

대역폭이 넓어 ‘진짜 5G’로 불릴 만큼 속도가 빠르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벽·건물 등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는 투과성이 떨어져서다. 장비 가격은 1대당 2500만~3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제4이통사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28㎓ 할당 최저가를 2018년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할당 당시의 65% 수준인 742억원으로 제시했다. 또 28㎓ 기지국 장비는 3년간 전국 단위 기준으로 총 6000대를 구축하도록 했다. 통신3사에게 제시됐던 조건과 비교하면 60% 수준이다.

5G 안쓰는 산업 현장…B2B 활용도 과제
B2B 시장 공략도 막대한 투자 비용을 회수할 만큼 박차를 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5G 기술·서비스를 활용하는 기업은 100곳 중 3곳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과기정통부가 종사자 수 10인 이상 전국 민간 기업체 약 20만7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G를 활용 중인 기업체는 2021년 기준 2.6%(5390곳)에 불과했다. 5G를 3년 안에 활용하겠다는 곳은 2만884곳으로 10.1% 뿐이었다.

5G의 산업 활용에 대해 ‘모른다’는 기업체는 25.9%인 5만3740곳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B2B 분야에서는 세종텔레콤이 주목된다. 세종텔레콤은 앞서 28㎓ 대역의 5G 특화망을 할당받아 국내 최대 규모 조선소에서 스마트 통신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세종텔레콤 측은 이번 할당 신청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당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에 따라 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KT·LG유플러스 28㎓ 대역 할당 취소 이후 연구보고서를 통해 “B2B 산업 지원을 위한 28㎓ 대역의 기지국은 목표 대비 11%로 매우 미흡함을 알 수 있다”며 “5G 옥외 커버리지 면적은 LTE 서비스의 20%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KISDI는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드론·자율주행차, 디지털 헬스케어, 실감 콘텐츠 등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28㎓ 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신규 사업자 간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공정한 경매 관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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