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코로나19 대응법은 여전히 백신이고,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시점에서는 예방접종이 더욱 중요합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인플루엔자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특히 인플루엔자는 1년 넘게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 환자 증가세도 한층 가팔라졌다. 유 교수는 "현재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유행 상황이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는 치료제 등이 제한적인 만큼 백신 접종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에게 백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고위험군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가족 내 고위험군이 있다면 감염 경로를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젊은 층도 접종에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시작된 코로나19 2023~2024 동절기 예방접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접종이 시작되고 한 달 만에 고령층 접종률이 30%를 넘겼지만 이후 증가세가 급격하게 꺾였다. 유 교수는 "앞서 접종이 이뤄진 코로나19 백신은 초기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고, 최근 접종은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변이(XBB.1.5)에 대응하는 백신으로 완전히 다르다"며 "기존의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백신을 맞으면 내년 겨울철 전까지 보호막이 돼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비교해 백신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접종 초반에 주류를 이뤘던 화이자,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외에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 접종도 가능해지면서다.
합성항원 방식은 인플루엔자, B형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등 질환 예방을 위한 백신에서 오랜 기간 활용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할 수 있어 기존 백신 물류망으로 유통이 가능해 사용도 편리하다. 노바백스의 합성항원 방식 오미크론 하위변이 대응 코로나19 개량 백신은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과 유럽의약품청(EMA) 정식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최근 캐나다와 대만에서도 잇달아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질병청이 비(非)mRNA 백신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지난 18일부터 접종이 가능해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로 수입해 공급한다. 유 교수는 "심근염 등 mRNA 방식의 백신 접종으로 부작용을 경험했던 사람은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을 고민해 볼 수 있다"면서 "합성항원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유럽 등에서는 안정적으로 접종하고 있는 백신"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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