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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몸 안의 택배 시스템 ‘엑소좀’ 활용해 신약 개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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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바이오 창업 김인산 KIST 펠로우
체내 세포가 생성하는 나노입자 엑소좀
기존 약물전달체 한계 극복 가능성 주목
국내외 제약사와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mRNA 백신이 큰 활약을 했다. mRNA 백신에 사용된 지질나노입자가 전달체로서 주목받았지만, 이는 인체 내 면역 시스템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되므로 장기간 사용시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현재 많은 연구자와 기업들이 차세대 약물 전달체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내추럴 나노입자(Natural Nanoparticle)인 ‘엑소좀’이다. 엑소좀은 우리 몸의 세포가 자연적으로 생성하는 생체적합성 나노입자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기존의 약물 전달체들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엑소좀 연구의 선두주자이자 엑소좀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김인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에게 들어보았다.

매일경제

김인산 KIST 펠로우


김 박사는 엑소좀의 잠재력을 ‘차세대 신약개발시장의 기폭제’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 몸 안의 미세한 ‘택배 시스템’으로 불리는 엑소좀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고 있다”며 “세포치료제와 지질나노입자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혁신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엑소좀은 몸 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뇌질환과 같은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치료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엑소좀은 세포치료제와 똑같은 효과를 유지하면서 대량 생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주목된다.

김 박사는 자신의 연구팀과 제자들이 합심해 ‘시프트바이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차별화된 엑소좀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김 박사는 “아이언맨이 전투 상황에 따라 알맞은 슈트를 착용하듯이, 시프트바이오는 엑소좀에 강력한 치료제를 단단히 표출 또는 탑재하여 내부에서 질병의 근원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프트바이오의 플랫폼은 약물 전달의 효율성을 기존 경쟁 기술보다 1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만들기 쉬운 세포주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을 비롯한 다양한 세포에 적용 가능하며, 다양한 약물을 단일 엑소좀에 동시에 담을 수 있다.

매일경제

시프트바이오의 엑소좀 플랫폼 기술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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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바이오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자체 신약 개발은 물론 국내외 신약개발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맞춤형 엑소좀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약물의 구조를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아직 엑소좀 치료제가 시기상조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김 박사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 엑소좀 치료제 임상시험 건수는 아직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엑소좀 치료제가 이미 임상시험 승인이 100건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프트바이오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임상 및 생산 라인을 준비 중”이라며 “미국 루스터바이오와의 협업을 통해 이미 항체 수준으로 대량생산 비용을 낮추는 데 성공했고, 치료제 당 단가도 현실적인 수준에 가깝게 낮췄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자신과 제자들이 창업한 시프트바이오에 대한 자부심을 피력했다. 그는 “과학자로서의 제 길을 꾸준히 걷는 것만이 신약개발의 전부가 아니었다”며 “기술을 현실로 전환하려면, 열정과 능동성을 가진 팀이 필요한데, 스타트업에서는 서로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절대적이다. 시프트바이오는 그런 팀워크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프트바이오는 김 박사의 연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다. 김 박사는 “시프트바이오에서 정년 후에도 연구할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을 찾았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국내 바이오업계를 향해 “바이오 시장이 분명히 도전적인 시간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강력한 과학적 토대 위에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며 “나를 포함해 국내 모든 신약개발산업이 여러 도전을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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