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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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및 재표결 시점을 두고 29일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재표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표결이 늦어질수록 공천에 불만을 가진 이탈표가 적지 않을 것이란 계산에 여권의 속도전에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내에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의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공세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 행사 후)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본회의가 있는 날 재표결을 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고 국민들의 피로감도 덜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내년 1월 9일 전에 재표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관련 이슈를 최대한 빨리 매듭 지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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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속도전’을 일제히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특검)법안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라고 했다). 뭘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당당하냐”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 갔나”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가족 문제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 지 권한쟁의심판 요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이) 나도 공범임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가 적지 않을 것이란 계산 아래 재표결 시점을 공천 후인 내년 2월 이후까지 끌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재표결을 하겠다는 여당의 의도가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내홍이 이어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표결을 마쳐 당 내 이탈표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면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분들이 많다”며 “공천 과정이 진행되면 소위 ‘찐윤핵관’이라고 불리는 검사 등을 내려 꽂을 건데, 합리적이지 않은 공천에 반발할 분들도 계시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법안) 재의결은 무기명(투표)이라 이탈표가 나오는 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그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단언컨대 거부권 행사하면 탄핵의 시계가 빨라진다”라며 “판사처럼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할 때는 자기 또는 자기 가족 배우자와 관련된 사건은 제척·기피·회피가 되는 게 헌법 내재적 한계”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특검법과 관련해) 한번 세운 본인의 소신을 공천 여부에 따라 바꿀 정도로 우리 국회의원 수준이 낮다고 보지 않는다”며 “공천 탈락자는 민주당이 훨씬 많을 것이고 민주당 이탈표도 당연히 있을 것”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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