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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 기업 집행정지 공탁금으로 배상받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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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조센, 2심 패소 후 강제집행 정지 청구하며 6천만원 공탁

지급 이뤄질 경우 피해자가 日기업 돈 받는 첫 사례…한일관계 영향도 주목

연합뉴스

기뻐하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등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가 마친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각각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의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3.12.28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김효정 김지연 기자 =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2차 소송'의 일부 피해자가 일본 기업 측이 법원에 공탁한 돈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경우 일본 기업의 돈으로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아내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절차가 주목된다.

강제동원 피해자 이모씨 측은 29일 일본 히타치조센이 서울고법에 보증공탁을 낸 6천만원에 대해 공탁금 출급 청구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전날 이씨 측이 히타치조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천만원과 지연이자를 배상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앞서 히타치조센은 2심 법원에서 같은 판결을 한 2019년 1월 강제집행 정지를 청구했고, 그 담보 성격으로 6천만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대법원의 최종 승소 판결을 토대로 법원에 이 공탁금 출급 청구를 하겠다는 것이 이씨 측 입장이다.

이씨 측은 법원 공탁관 심사로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일본 회사의 돈 6천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씨 측 대리인인 법률사무소 헤아림 이민 변호사는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 피해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일부에 대한 사실상의 배상이 일본 기업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돈은 어디까지나 강제집행 정지를 위해 히타치조센 측이 법원에 공탁한 성격인 만큼, 피해자에 대한 변제 성격으로 낸 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공탁관이 청구를 받아들이더라도 히타치조센 측에서 회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등 방식으로 불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히타치조센은 전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 당사 주장에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공탁금 출급이 이뤄지면 일본 정부와 히타치조센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일본은 앞서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최종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기 위해 이들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추진하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놓은 이유 중 하나도 한일관계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현금화 가능성을 우려해서였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일본 강제징용 피고 기업 가운데 법원에 공탁금을 걸어둔 사례는 히타치조센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한 사례인 만큼 출급이 이뤄지더라도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향후 공탁금 출급 가능성에 대해 "가정적 상황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며 "공탁금 출급 여부는 원고가 판단할 사항이어서 이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자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지연이자까지 포함했을 때 이씨 측이 받아야 하는 배상금 총액은 공탁된 6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은 잔액은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 해법에 따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제안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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