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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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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증시전망] 지인해 신한證 연구원 “엔터주, 승승장구 확신… 中시장 의존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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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기조와 공매도 금지 조치, 테마주 열풍, 금융투자회사의 도덕적 해이 등 크고 작은 이슈가 검은 토끼의 해(계묘년·癸卯年) 증시 분위기를 1년 내내 어수선하게 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2023년 주식시장은 괜찮았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코스피지수는 전년 대비 20%가량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분 좋은 흐름이 푸른 용의 해(갑진년·甲辰年)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시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2024년 두 자릿수 이익률이 나오는 확실한 섹터로 엔터 업종을 제시합니다. 더는 중국 시장과 앨범 매출에만 매몰되면 안 됩니다. 중국 외 시장, 앨범 외 매출로 시야를 확장하면 엔터사의 ‘역대급’ 성장세가 바로 보일 겁니다.”


지난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엔터주를 바라보는 투자자 시각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지 연구위원은 2011년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을 거쳐 2021년 신한투자증권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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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이 2023년 12월 15일 오후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 신한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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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엔터주의 위상은 중국 시장과 음반(앨범) 매출에 휘둘리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엔터 업계에서 중국 시장은 정말 작은 포션(portion·부분)으로 바뀌었다”며 “과거 엔터주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 소비주로 꼽혔던 탓에 아직도 많은 투자자가 중국 시장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짚었다.

작년 초 고성장하던 엔터주가 4분기 들어 급락한 배경도 중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우려라는 게 지 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2023년 11월 에스엠(SM) 걸그룹 ‘에스파’와 JYP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의 신규 음반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크게 부진했다”며 “투자자들이 이를 K팝 산업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전환)으로 받아들이면서 엔터주 전반의 주가가 크게 빠졌다”고 했다.

지 위원은 “에스파와 스트레이키즈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그룹”이라며 “중국 시장 하나만으로 산업 전체의 피크아웃을 논하기엔 중국 외 시장 지표가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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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지민, 제이홉, 진, 정국, RM, 슈가, 뷔가 2022년 3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콘서트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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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 위원은 일본과 동남아, 미국 중심의 서구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또 음반 매출뿐 아니라 음원과 콘서트, 굿즈 매출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 위원은 “서구 시장에서 우리나라 그룹의 음원(스트리밍) 성적이 정말 좋다. 미국 시장에서 대중화로 연결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가 음원이라 기대감이 크다”면서 “굿즈, 팬덤 플랫폼 등으로 매출 확장성이 높은 콘서트의 경우 모객 수가 1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엔터주 주가를 요동치게 할 만한 악재성 이슈도 새해엔 거의 없다. 지 위원은 “2024년 재계약을 앞둔 대형 아티스트가 없다”며 “일부 아티스트의 입대가 예정돼 있지만, 이에 따른 공백은 신규 IP 여러 개로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엔터 산업의 ‘레벨 업’ 기회가 오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중국·일본 현지 걸그룹 등 출시를 앞둔 글로벌 IP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 위원은 “큰 성공을 거두지 않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는 것만으로도 엔터사로선 잃은 게 없는 사업”이라며 “엔터 산업 자체가 크게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 위원의 엔터 섹터 최선호주는 에스엠이다. 그는 에스엠에 대해 “본업 펀더멘털(기초체력)로 보면 멀티플이 너무 싸졌고, 실적도 좋은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에스엠, JYP Ent., 하이브 중에선 뭘 사놔도 내년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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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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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존재감이 많이 지워진 엔터 섹터와 달리 카지노·레저 등 소비 중심 섹터의 경우에는 중국 비중이 여전하다. 지 위원은 “중국 시장의 구매 단가가 크게 내려갔는데, 이는 부동산 위기 직격탄을 맞은 중국 VVIP들이 이전 소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무색할 정도로 면세·레저·소비 전반에서 중국 시장의 회복 속도가 부진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중국 시장이 추가로 붕괴할 가능성은 적다고 선을 그었다. 지 위원은 “부동산 붕괴가 계속 이어지거나 건설사 파산 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는다면, 현재 저점은 잡힌 상태라고 본다”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에 따라 회복 시점과 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광고·미디어·콘텐츠주 중에서는 대형주의 약진을 기대한다면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지난해 대형 콘텐츠주는 광고 시장 부진과 미국 자회사 인수합병(M&A)에 따른 출혈 등의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지 위원은 “2024년 광고 시장은 2023년보다 더 나빠지긴 어렵다”면서 “올해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광고 시장에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보이고, 미국 자회사 스튜디오(제작사) 파업도 종료돼 업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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