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너무 오래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 게임 중독이 뇌 인지 기능, 감정 처리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게임 중독으로 인해 치료받은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게임 중독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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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환자와 대조군은 18~39세 연령대로 구성됐다. 게임 중독 기준은 하루 4시간, 1주일 30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다.

연구팀은 우선 연구 대상자들에게 혈류와 관련된 변화를 감지, 뇌 활동을 측정하는 '휴지기 기능적 MRI'와 특정 자극에 대해 발생하는 대뇌의 전기적 반응을 두피 부위에서 뇌파로 기록하는 '사건관련전위 뇌파검사(EEG)'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과 비교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다. 대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검사 종류에 따라 특정 부위는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일부는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게임 중독자의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균형을 이루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독자는 대체로 해마, 편도체 기능이 약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와 편도체는 감정에 대한 기억 및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게임 중독자의 뇌 기능이 저하됐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최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로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에 게재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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