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9월 서울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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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당시 ‘갑질 의혹’을 받았던 학부모가 교사 등을 무더기 고소한 데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이번 고소 사건이 회복돼 가는 교육공동체의 갈등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수사당국에 보냈다.
조 교육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산단원경찰서에 보낸 고소 사건 관련 의견서를 공개했다.
조 교육감은 의견서에서 “서울 서초구 교사 사망과 관련해 갑질 의혹이 제기됐던 학부모가 교사와 누리꾼 등 26명을 무더기 고소했고 관련 교사가 조사받는다는 보도를 봤다”며 “해당 초등학교가 속한 교육감으로서,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당시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는 평소 학부모 민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망 전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제기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사와 누리꾼 등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학부모들의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학부모는 자신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는데, 여기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현직 교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사는 “교사가 학교에서 사망한 경위가 묻히면 안 된다는 인식만 있었을 뿐 학부모를 비방할 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육감은 “연필사건이 부각되면서 연관된 학부모가 가해자인 것처럼 인식됐던 저간의 사정으로 학부모가 고소를 하게 됐을 것”이라며 “학부모의 애로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사건 직후 혼란 상황에서 발생한 일로 다시 교사를 고소해 상처를 들춰내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며 “고소와 고소에 따른 비난, 또 다른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제 해소 국면에 들어선 갈등을 다시 심화시킬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사건 이후 수십만의 교사가 집회를 하는 격정적인 순간에 격정적인 표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특정 학부모에 대한 공격·비난·의도적인 명예훼손 의도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가 고소를 취하해 아픔을 과거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경찰도 조사과정에서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판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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