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현황판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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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도쿄 주식시장이 오전에 장을 열자마자 전날보다 300엔 이상 오른 3만4000엔대(닛케이평균주가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주식 시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주가가 꺾인 뒤 ‘잃어버린 30년’을 견딘 ‘주식회사 일본’이 올해 버블 경제의 주가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온라인에 따르면, 닛케이 평균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에 장중 3만4000엔을 돌파했다. 3만4000엔대는 1990년 3월 중순 이후에 처음이다. 전날 미국 나스닥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세가 도쿄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상승세를 따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기업들이 강세다.
도쿄 증시는 지난 9일 닛케이평균주가가 3만3763엔으로 마감해 1990년 3월 9일 이후 3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7월에 기록한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다. 앞으로 관건은 버블의 절정기인 1989년말 주가를 넘어설지 여부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1989년까지 활황세를 이어가다가 1990년 3월에 일본 재무성이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때 2009년 3월에는 7054엔까지 추락했다. 현재 주가는 저점과 비교하면 15년만에 5배가 오른 것이다.
일본 주가는 버블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주가를 1주당 이익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PER(주가수익률)는 당시 40배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약 15배다. PER은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로 본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잃어버린 30년’에도 수익률을 꾸준히 개선한데 따른 것이다. 일본 상장사는 2024년 3월 회계연도(2023년4월~2024년3월)에 순이익은 전년보다 13% 증가하며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 주가 상승을 이끄는 것은 해외 투자자다. 2023년에만 해외 투자자는 일본 주식을 3조엔 정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일본 주식 보유 비중은 1990년 4%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0%에 달한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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