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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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MS는 11일(현지시간) 개장한 뉴욕증시에서 한때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올라섰다. MS가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한 건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다만 장 마감 기준으로는 애플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켰다. 종가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8900억 달러(약 3799조원), MS는 2조8600억 달러(약 3759조원)다. 격차는 300억 달러 수준으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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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중요해
미국 주식시장 1등 기업은 전 세계 상장사 중 투자자들이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회사다.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 1등 기업이 주력하는 사업군을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전 세계 비즈니스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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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애플과 뭐가 달랐나
◦AI 주도권 잡았다 : 애플이 왕좌를 본격적으로 위협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MS는 지난해 1월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선제적으로 100억 달러(약 13조1500억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이후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를 기반으로 AI 챗봇 '코파일럿'을 만들어 윈도, 사무용 소프트웨어 등 자사 소프트웨어에 탑재했다. 생성 AI 붐이 일면서 MS 매출액의 40%를 차지하는 클라우드 ‘애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MS는 지난해 3분기(MS 회계 연도상으로는 2023년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565억 달러(약 7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2.76% 성장했다. 반면 애플은 22년 만에 최악의 부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895억 달러(약 117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2022년 이후 4분기 연속 역성장 한 수치다. 주가 상승폭도 MS가 지난 1년 간 66% 상승할 동안 애플은 41% 상승에 그쳤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MS가 생성 AI 혁명에 따른 수혜를 더 크게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축출 사태로 더 가까워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 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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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CEO의 과감한 리더십 : MS가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사티아 나델라 CEO의 리더십이 있었다. 오픈AI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이끈 그는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로부터 축출당한 뒤 복귀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나델라는 2014년 MS CEO로 취임해 침체하고 있던 MS를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나델라 CEO 이전까지만 해도 MS의 주력 사업은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 시리즈였지만, 이후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쏟으며 과감한 사업 구조 전환에 성공했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디 템플턴 MS 부사장이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했다. 의결권 없는 이사회 참여지만, 두 기업 간의 정보·기술 교환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MS의 오픈AI 투자에 대한 반(反)독점법 조사를 예고해 동맹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악재 시달린 애플, 반전 가능할까 : 애플은 지난해 7월 ‘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3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으로부터는 연이어 투자 등급이 강등됐다. 바클레이즈는 이달 초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축소’로 내렸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다. 여기에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악재 속에서도 애플은 AI 경쟁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16에는 네트워크 연결 없이 스마트폰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다음 달 2일 출시하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의 흥행 여부도 관건이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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