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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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 내 친윤계는 “진솔하고 소탈했다”며 적극적으로 엄호했지만, 친한계 지도부는 언급 자체를 피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맹공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견 종료 1시간 뒤 입장문을 내고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며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하셨다”고 평가했다. 추 원내대표는 별도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정쇄신의 뜻을 강력하게 피력하셨다”고 강조했다. 당내 분위기에 대해서도 “대체적인 의원들 평가는 나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는 솔직한 면모를 보이셨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도 통화에서 “시의적절했고, 본인 입장에서 억울한 점에 대해 국민께 이해를 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한계에선 “국민의 요구를 많이 귀담아들으신 흔적이 있다”(나경원),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국정 쇄신 약속을 했으니, 이젠 우리는 이를 지켜보고 단합해서 나라를 혼란으로부터 안정시켜야 할 때”(홍준표 대구시장)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유정복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장도 “최근 국정 최저 지지율을 가져왔던 김건희 여사 논란 및 명태균씨와의 관계까지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해명했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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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친한계는 이날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음성 녹취 폭로 직후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장고에 돌입했다. 친한계 지도부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말 동안 시중 여론을 살펴본 뒤 의견을 낼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YTN 인터뷰에서 “진정성을 전달하려고 노력을 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얼마나 효과적이었나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내 일부 인사들 사이에선 “아니하지만 한 못한 회견”이란 불만도 표출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부적절한 표현들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도 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개인 의견을 전제로 “그래서 무엇을 두고 고개를 숙인 것인지 모르겠다”며 “모든 문제에 대해 정곡을 안 찌르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대통령이 스스로 권위를 너무 많이 떨어뜨렸다”며 “대국민담화를 앉아서 진행하고 대변인에 반말한 것까지 모두 격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삼권분립 훼손”으로 규정하며 일축한 데 대해서도 친한계 일각에선 “오늘 회견으로 특검 정국이 열릴 판”, “특별감찰관으로 막을 수 있던 문제를 기어이 키워버렸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세 번째로 단독 처리한 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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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맹공을 개시했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회견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만한 내용들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술자리에서도 듣기 어려울 정도의 횡설수설, 아무 말 대잔치였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내 의원들에게 공지를 통해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기자회견이었다. 국정운영을 할 능력이 없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공유하고, 이날 저녁 8시 국회 본관 앞에서 긴급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 5일부터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에 돌입한 민주당은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 전날인 13일까지 천막 농성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회 및 기자회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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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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