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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운전자 없이 고속질주…KAIST, 완전자율주행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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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24 ◆

매일경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 대회에 참가한 '팀 KAIST' 학생들과 심현철 KAIST 교수(왼쪽 셋째)가 경기 후 활짝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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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모터 스피드웨이에서는 태극기와 함께 'KAIST'라는 글자가 적힌 날렵한 경주용 차량의 질주가 시작됐다. 상대는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독일 뮌헨공대팀. 워낙 강팀을 만났기에 "선전에 만족하자"며 박사과정의 학생들을 다독였던 심현철 KAIST 교수가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시작 10여 분 만에 뮌헨공대의 차량을 앞지른 것이다. 6명의 KAIST 학생들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치열한 경기 끝에 대회는 '팀 KAIST'의 석패로 끝났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상대팀의 승리를 축하하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뮌헨공대팀도 달려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정말 어려운 게임이었다"면서 "KAIST 기술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폐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IAC)'는 2020년 첫 대회가 개최된 이후 2022년부터 CES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차선의 안쪽을 달리는 차량이 방어, 바깥쪽을 달리는 차량이 공격을 맡아 공격 차량이 방어 차량을 추월하는 방식이다. 두 바퀴 이상 공격 차량이 방어 차량을 추월하지 못하면 패배한다. 추월 도중 충격이 발생하거나 방어 차량이 공격 차량을 과하게 막으면 실격 처리 된다.

올해 대회에는 9개 팀이 참가했는데 이 중 KAIST를 비롯해 뮌헨공대, 이탈리아 밀라노 이공대, 미국 버지니아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5개 팀이 결선 무대에 올랐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이후의 모든 과정은 컴퓨터가 도맡아 한다. 차량이 트랙을 달리는 동안 패덕(차를 점검하는 곳)에 있는 3대의 커다란 모니터에는 상대 차량의 위치와 속도, 풍속 등 다양한 숫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KAIST는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한 달여간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기술적으로 많은 진보가 있었다고 답했다. 석사과정생인 나성원 씨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를 하나로 연결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며 "향후 이 기술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를 통해 고속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고속 주행은 자동차가 가진 극한의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지금 확보해 놓은 기술이 완전 자율주행 시대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ES 2024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자율주행과 관련된 뉴스가 등장했다. 미국 아마존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죽스(Zoox)가 최신형 로보택시를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인텔이 인수한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기업 모빌아이는 자율주행 차량의 새로운 운영시스템 'DXP'를 선보였다. 자동차 기술기업 콘티넨탈은 자율주행 기술기업 오로라이노베이션과 함께 2027년까지 자율주행 트럭 설계를 마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콘티넨탈은 2027년 자율주행 트럭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차량의 눈' 라이다를 생산하는 기업 루미나는 안전성을 강조하며 '안전 비상 조종장치(Automatic Emergency Steering)'를 소개했다. 지난해 반도체 부서를 신설한 루미나는 자율주행을 위한 반도체 칩 개발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심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때마다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기술적인 완성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최승진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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