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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감금 혐의' 伊부총리 법정서 "국가 위해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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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장관 시절인 2019년 국제구호단체 구조선 입항 불허

연합뉴스

법정으로 향하는 살비니 부총리(우)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과거 내무장관 시절 국제구호단체 구조선 입항을 막은 혐의로 법정에 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자신이 한 일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살비니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나는 국가를 위해 유용한 일을 했다고 믿는다"고 변론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내무장관이던 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 구조선의 람페두사섬 입항을 막았다.

구조선은 당시 3주간 람페두사섬 인근 해상에 떠 있어야 했고, 탑승자들은 한여름 극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 생존 위기를 겪었다. 당시 살비니 부총리는 이탈리아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불법감금,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살비니 부총리는 2021년 10월부터 재판받고 있다. 그가 법정에 직접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1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그는 법정에서 "내가 내무장관(2018년 6월∼2019년 8월)일 때 이주민과 관련한 '슬픈 사건'이 없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주민 상륙은 이전과 비교해 90% 가까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상륙한 이주민은 2017년 12만명에 달했으나 살비니 부총리가 내무장관으로 반난민 정책을 주도했던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만3천400명, 1만1천500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런 강경 대응으로 이탈리아로 향하는 이주민이 감소하면서 사망 사건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날 재판에는 그가 내무장관 시절 총리였던 주세페 콘테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극우 정당 동맹(Lega)의 대표인 살비니 부총리는 좌파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M5S)의 대표인 콘테와 손을 잡고 2018년 6월부터 1년 2개월 동안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살비니 부총리가 2019년 8월 콘테를 밀어내고 조기 총선을 통해 총리직에 오를 욕심으로 오성운동과 이룬 연정을 파탄 낸 전력 때문에 둘은 정치적으로 결별한 사이다.

콘테 전 총리는 이날 "살비니에게 '오픈 암스' 구조선에서 미성년자만이라도 하선을 허용하자고 설득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며 살비니 부총리에 불리한 증언을 했다.

또 "그들을 선상에 두기로 한 살비니의 결정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나름대로는 설득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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