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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바꿀 신기술" vs "이미 앱 기능"…AI갤럭시 베일이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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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AI폰, 게임체인저 될까(上)

[편집자주] 기술 발전사에서 2024년은 'AI폰의 원년'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거인, 삼성전자가 17일(태평양 표준시) 공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가 생성형AI(인공지능)을 탑재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폰'이다. 통신망 연결 없이도 고성능 AI가 제공하는 다채로운 맞춤형 기능을 모두가 한 손에 거머쥐게 된다. 삼성이 이끄는 AI폰의 미래, 그 성패에 대한 전문가 진단,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AI갤럭시, 알려진 모든것+α…"인도·아랍어까지 20개語 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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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공개가 임박했다.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17년 간 스마트폰이 주로 하드웨어 개선에 매달렸다면, S24는 생성형AI(인공지능)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혁신을 과시하는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으로 기록된다.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이미 '약 20개 언어의 동시통역' '문서 요약' '동영상 화질 개선' 등 일상을 바꿔놓을 신기술을 예고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일(태평양 표준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산호세(새너제이)에서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공개한다.

앞서 AI 비서인 시리·빅스비나 간단한 사진 편집 등 다양한 AI 기술이 스마트폰에 적용돼 왔지만, AI 스마트폰은 자체 LLM(초거대 언어모델)을 탑재해 통신망 연결 없이도 생성형 AI 기능을 구현한다. 챗GPT나 달리-2(Dall-E2) 같은 클라우드 AI와 비교하면 성능이 제한적이지만, 클라우드를 생략하는 만큼 빠른 처리 속도와 높은 보안성이 장점이다.

◆ 약 20개 언어 동시통역 지원…스마트'폰'과 AI 시너지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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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4에 도입될 실시간 통역 통화 관련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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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4에서는 갤럭시의 기본 앱인 △전화 △메시지 △S노트 △카메라 등이 생성형 AI와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전화' 앱의 'AI 라이브 통역 콜'이 대표적이다. 외국어 통화 내용을 원하는 언어로 실시간 변환해주는 동시통역 기능이다. 송수신 전화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상대방이 갤럭시 S24 단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통역된 대화를 텍스트 형식으로 볼 수도 있다. '빅스비 텍스트 통화' 기능이 생성형 AI를 만나 대폭 향상되는 것이다. 문자도 실시간으로 번역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4는 한국어·영어·불어·스페인어·일본어 등 주요 언어뿐만 아니라 태국어·아랍어·인도어 등 20개에 가까운 언어를 지원할 전망이다. 외부 클라우드로 통화 내용이 전달되지 않고 단말기 내에서 통역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기존 앱 번역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는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언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통신망을 사용하더라도 자유롭게 통역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AI로 사진·문서 편집·요약…정보 유출 없는 생산성 기능도

'카메라' 관련으로는 자동 수정 등의 편집 기능을 넘어 사진 내 물건 검색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 속 물체를 동그라미로 그려 선택하면 생성형 AI가 학습된 결과 중 가장 유사한 것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구글 렌즈'와 유사하다.

'S노트'에서는 챗GPT처럼 핵심을 요약하거나, 탬플릿 기반으로 문서를 자동 작성해주는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능이 문자메시지에 적용될 수도 있다. 이용자가 문구를 불러주지 않아도, AI가 자연스러운 메시지를 추천·전송해줄 수 있다.

네이버 클로바처럼 '녹음'을 텍스트로 전환해주는 STT(Speak to Text) 기능 탑재도 기대된다. AI 비서인 '빅스비'와의 대화도 한층 자연스러워진다. 시리나 빅스비, 구글 어시스턴트 등 기존의 AI 비서는 사용자 질문에 정해진 답만 내놓을 수 있어 활용성이 낮았다.

◆ 온디바이스 AI폰 초석 놓았다…당분간은 하이브리드 AI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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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를 주제로 열린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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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4에는 삼성전자의 자체 LLM인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가 탑재된다. 또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뒷받침하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와 연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를 통해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하이브리드 AI' 형태로 구동될 전망이다. 아직 클라우드를 벗어난 초거대 AI의 연산 능력이 완전하지 않은 만큼 민감 정보와 단순한 연산은 온디바이스 AI로, 복잡하고 거대한 기능은 클라우드 AI로 처리하는 게 기기 완성도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조원경 울산과기대(UNIST) 기술산업화센터장은 "온전한 의미의 온디바이스 AI 기기를 보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데이터센터를 벗어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전력 소모도 줄이는 등 온디바이스 AI로 진화하는 첫발을 디디는 것으로 보고 (클라우드 AI와) 혼합해 나가는 방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의 AI스피커 vs 스마트폰 15년만의 진화"…AI갤럭시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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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갤럭시'를 향한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있다. 낙관론은 스마트폰 출현 15년여 만에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SW) 관점의 혁신이 찾아왔다고 기대한다. 갤럭시 S24가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러나 이미 앱으로 이용하던 생성형 AI 기능을 단말기에 집어넣는 게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느냐는 '회의 또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지나친 기대는 독(毒)'이라는 지적이다. AI폰의 미래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 의견도 여러 갈래다.

◆ "인터페이스 혁신, 스마트폰 부흥의 기회"

우선 AI와 모바일 기기의 조화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AI 스마트폰은 충분히 가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사미르 사마트 구글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10일 미국 IT매체 시넷(CNET)과의 인터뷰에서 AI 스마트폰의 혁신을 자율주행 자동차로 비유했다. 지금 곧바로 핸들과 페달을 없애고 자율주행으로 전환할 수는 없는 것처럼, AI 스마트폰의 혁신이 "하루아침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사마트 부사장은 "문자메시지를 다른 톤으로 다시 쓰거나 사진 내 피사체를 움직이는 등의 AI 기능은 이미 구현됐고, 다음 단계는 휴대폰의 '인터페이스(이용자의 기기 동작 수단)'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변경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페이스가 변화하는 그 세계로 향하는 것이 기회"라고 강조하며, AI 스마트폰이 이 같은 과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울산과기대(UNIST) 기술사업화센터장인 조원경 교수도 "생성형 AI를 스마트폰 단말기와 혼합한다는, 진화의 개념으로 첫발을 내딛는 상황에서 당장 어마어마한 것을 바라는 것이 오히려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당분간은 클라우드 AI의 도움을 받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AI 스마트폰의 대세겠지만, 온디바이스 AI 기술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CEO(최고경영자)는 생성AI와의 결합이 침체한 스마트폰 시장의 부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아몬 CEO는 12일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르면 올해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매우 흥미로운 (생성형AI의) 사례를 보기 시작한다"면서 "이는 이용자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를 위한 새로운 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보안 이슈와 맞춤 튜닝(Tuning) 수요를 감안할 때 생성형 AI 서비스는 다양한 엣지 디바이스(스마트폰)로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구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애플도 하드웨어 혁신만으로는 수요침체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에 온디바이스 AI를 통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매출 감소를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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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태평양 표준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릴 갤럭시 언팩 2024 초대장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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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역·요약, 이미 앱으로"…새로운 경험, 선보일까

AI 스마트폰의 흥행에 의구심을 갖는 전문가들은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며, 이용자 체감의 '한계'를 걱정한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학부 교수는 "챗GPT와 구글, 네이버 파파고의 통·번역 기능처럼 개인이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유용한 앱이 이미 많은데, 이것을 디바이스에 넣는다고 획기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국내로 범위를 좁히면, 인터넷이나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이 없다. AI폰의 기능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상용화된 기존 앱들과 더욱 비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최신 AI기술을 기기에 결합했다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선 긍정적인 만큼 판매량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도 "5G 이동통신만으로 누릴 수 있는 전용 콘텐츠나 앱이 없는데도 5G 전용 스마트폰이 잘 팔리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대중의 기대가 높았지만 정작 출시 후에는 여론의 비판을 받는 5G 서비스나 AI 스피커처럼, AI 스마트폰이 일상의 혁신을 추동하는 게임체인저에는 이르지 못하고 '어정쩡한 혁신 사례 중 하나'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다.

최필식 IT전문 작가도 "현재까지 예상되는 AI갤럭시의 기능들은 기존 앱의 기능을 온디바이스에서 좀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정도"라며 "'챗GPT'나 '달리-2'가 선보인 생성형AI 콘텐츠의 경험을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LLM(초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한 스마트폰, 그것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일지는 여전히 한계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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