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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앙마르슈’, 英 '브렉시트당'… 해외도 선거 노린 창당 러시[창당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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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17년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제25대 대통령이 파리에서 취임행사를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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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을 만들려면 돈과 사람이 얼마나 필요할까. 선거판을 달구는 ‘창당 러시’가 실제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 정치권과 해외 동향을 살펴봤다.


“프랑스가 승리했다. 자유·평등·박애 이념으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해 나가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7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이렇게 선언했다. 역대 최연소(39세)이자 의회 의석이 하나도 없던 신생정당 대표가 대권을 거머쥐는 파란을 일으켰다.

신당 ‘앙마르슈’가 마크롱 대통령을 배출했다. 2016년 4월 극우 국민전선을 거부하고 ‘중도’를 표방하며 창당한 앙마르슈는 신자유주의와 결합하며 기존 중도좌파와 차별화를 꾀했다. 그 결과 프랑스 중도좌파 정당인 사회당이 분열된 틈을 파고들어 프랑스 정계의 중도층을 상당수 흡수하면서 선거에서 승리했다. 마크롱 본인도 선출직 당선은 처음이다. 정당과 후보 모두 이변의 주인공인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재임기간 여당이었던 사회당에서 우파를 대표했다. 그래서 '좌파정부 내 우클릭'을 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사회당 대선 후보로 꼽히던 브누아 아몽의 지지율은 대통령 올랑드의 낮은 지지율과 연동돼 추락했고,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도 가족 보좌관 채용 논란에 휘말려 인기가 시들해지던 참이었다. 그사이에서 마크롱은 중도 성향의 좌·우파 모두 마음을 열 수 있는 후보로 각인됐다. 특히 극우 정당 후보 마린 르펜이 대선 결선에 진출하면서 마크롱은 극우파를 제외한 모든 정파의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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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를 내건 영국 브렉시트당도 신당 돌풍을 일으켰다. 2019년 1월 창당한 브렉시트당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더니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영국에 배당된 73석 중 29석을 확보하며 유럽의회 내 영국 정당 가운데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영국 주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당시 "급진적인 신대처주의 골수 브렉시트 지지 보수당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신생 정당”이라고 평가했다. 브렉시트 이후 기세가 떨어져 과거의 위용과 비교하면 강렬함이 덜하지만, 브렉시트당은 '개혁 UK'로 당명을 바꿔 여전히 우익 포퓰리즘 지지자와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dF)’은 신당 돌풍에는 못 미쳤지만 점점 세를 불려나간 사례로 꼽힌다. AdF는 반유로·반이민을 내세우며 지난 2013년 2월 창당했다. 창당 직후 연방하원 선거에서 유로존 탈퇴 공약을 내걸었지만 하원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독일에 배정된 96석 가운데 7석을 확보했고 이후 동독 지역의 지지를 기반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창당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굳건한 공화·민주 양당제인 미국에서는 인지도 높은 인물을 앞세워 제3당 창당 시도가 잇따랐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억만장자 로스 페로는 1992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8.87%를 득표하며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페로는 개혁당을 창당해 1996년 대선에 다시 도전했지만 앞선 선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8.40%를 얻는 데 그쳤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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