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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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정기 법관 인사를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사법농단 사건), 손준성 검사장(고발사주 사건) 등 국민적 이목이 쏠린 주요 사건 피고인에 대한 1심 선고가 잇달아 내려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1부(재판장 이종민)는 오는 26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이 피고인인 ‘사법농단’ 사건 1심 판결을 선고한다. 이 사건은 전직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 재직할 때 직무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헌정사상 최초의 사건이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법관과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위법·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로 2019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고법원 설치를 위해 박근혜 정부의 협조를 받아낼 목적으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각종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특정 성향이라는 이유로 판사들 정보를 수집하고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 등이다. 이들의 공소사실은 무려 47개에 달한다. 사건 기록이 워낙 방대해 심리에만 5년 가까이 걸렸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을,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 대해 각각 징역 5년·4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0월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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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박정제)는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선고공판을 연다. 2020년 9월 검찰이 이 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관계자들을 기소한 지 약 3년4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이던 2015년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장의 승계에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가 주가는 낮추려고 미전실 주도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등 각종 불법행위를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하고,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사법농단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일 때,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일 때 기소했다. 피고인들이 전직 대법원장과 재벌 총수여서 어떤 결론이 나오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는 오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선고공판을 연다.
손 검사장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있으면서 당시 야당(국민의힘)에 고발을 사주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손 검사장을 기소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해 11월27일 결심 공판에서 ‘고발 사주’를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손 검사장은 이 건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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