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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미국, 이라크·시리아에서 철군 검토"… IS 부활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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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우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3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르카이버·파크쿤트와주 바자우르에서 전날 발생한 IS가 배후를 자처한 54명이 숨진 자살 폭탄 테러 현장의 모습이 보인다. 2023.8.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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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왼쪽 국경에 위치한 시리아에서도 미군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다시 활개를 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라크가 고위급 군사협의체를 구성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등에 대한 논의를 곧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성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이 논의를 시작해왔다.

CNN은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이 더 확대되고, 이라크 내에서 미군 철수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런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무장세력의 공격이 빈번해진 것도 논의 배경 중 하나"라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알리나 노마노프스키 주이라크 미국대사는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미군 철수와 관련된 서한을 보냈다. 미국 측은 철군의 전제로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무장 세력의 공격 중단"을 거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발 나아가 시리아에서도 미군이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시리아 및 대테러 전문가인 찰스 리스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게재된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미 외교·안보 부처 소식통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임무를 유지하는데 더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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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1) 조태형 기자 = 이라크 내 미군 기지가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은 8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이륙하고 있다. 이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맞은 9번째 생일로 이에 맞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군은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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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미국은 2014년 8월 IS의 부활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방 9개국과 국제동맹군을 결성했다. 이라크에 약 2500명, 시리아에 9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미군은 2021년 12월부턴 전투 역할 종료를 선언하고, 이라크 군에 대한 조언 및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군 철수 검토 소식은 이라크에서 반미 감정과 미군 철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계기로 중동 각지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크고 작은 분쟁을 일으키는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후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으로부터 150여차례 공격받기도 했다.

미국 관리는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라크는 고위급 군사위원회 소통 채널에 거의 합의한 상태"라며 "여기에서 이라크 보안군의 IS 격퇴 능력을 평가하고, 양국의 안보 관계를 더 깊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군을 철수했을 때 IS의 부활과 중동 지역 내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IS는 올해 들어서만 시리아 14개 주 가운데 7곳에서 35건의 공격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달 3일 이란에서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추모식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6일에는 IS 조직원 5000여명이 수감된 시리아 교도소에 로켓 공격을 감행, 대규모 탈옥을 시도하다 무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2021년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벌어졌던 상황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자 전투와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IS까지 부활할 경우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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