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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韓증시에 질려 美로 떠나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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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개인과 기관투자자 자금이 한국 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에 따라 국내 증시 흐름이 지지부진한 반면 높은 주주환원율, 꾸준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새해 들어 26일까지 동학개미와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에서 2조1319억원(삼성그룹 블록딜 물량 포함)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와 기관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6억5579만달러(약 8700억원)로 집계됐다.

국내에선 주식 비중을 줄였지만, 미국 주식 비중은 대폭 늘린 셈이다. 서학개미와 기관투자자들은 2020년 한 해 동안 미국 주식을 177억6794만달러(약 23조7700억원) 순매수한 바 있다. 올해도 1월부터 한국주식은 팔아치운 반면, 미국주식은 사들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호황이 찾아왔던 2020~2021년만 해도 동학개미와 기관들의 한국 주식 순매수액은 연간 30조원에 달했다.

당시엔 미국 증시 순매수액(20조원대)보다 많았다. 하지만 기관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개인까지 가세했다.

특히 저금리 시대 종료로 위험자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높은 주주환원율, 실적 컨센서스 상향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이 풍부한 미국 시장으로 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외 의존적 경제구조의 한계점이 부각되고, 부족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밑천이 드러난 한국 시장은 투자자금 탈출이 시작됐다.

2022년 개인·기관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순매수액은 11조7504억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미국 증시 순매수액이 120억5386만달러(약 16조1280억원)로 더 많았다. 지난해에도 한국 주식 순매도액은 10조1219억원에 달했는데, 미국 주식 순매도액은 3조7810억원에 그쳤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면 상장사들의 자본 조달 부담이 커지고, 이는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이라며 "상장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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