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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수준의 금리인하까지 쫓아가기 어렵다."(하나금융그룹 컨퍼런스콜)
신용대출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대출까지 불어온 '대출 환승' 열풍에 은행권의 금리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전략에 기존 시중은행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금리 인하도 검토 중이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케이뱅크의 신규 취급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3.46%로 우리은행(4.52%)보다 1.06%포인트(p) 낮다. 카카오뱅크(4.06%)와 토스뱅크(4.02%)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보다 낮게 형성됐다.
전날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전세대출로 확대되자 인터넷은행은 공격적인 환승용 금리를 내놓으면서 금리경쟁에 불을 붙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갈아타기용 전세대출 금리 하단은 각각 3.33%, 3.31%로 4대 시중은행의 하단(3.84~4.31%)보다 최대 1%p 낮다.
낮은 금리에 대출 예상보다 많은 환승 고객이 몰리면서 케이뱅크는 갈아타기 서비스 첫날 오전에 준비한 대환대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이미 카카오뱅크도 주담대 대환대출 첫날 신청자가 몰리며 대환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지난 9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주담대 대환대출은 14영업일간 2조9000억원 규모가 신청됐다.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환승 금리'에 시중은행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날 하나금융그룹 컨퍼런스콜에서 김영일 하나은행 CFO(최고재무채임자)는 "공격적인 카카오뱅크의 금리인하까지는 못 쫓아가지만, (하나은행도) 금리를 내리면서 고객 이탈을 방어할 생각"며 "특히 신규고객도 중요하지만 주담대, 전세대출 같은 경우에는 기존 고객 지키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은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부담으로 적극 나서지 못했지만 주담대와 전세대출에서는 다른 모습이라는 게 김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중)은 90% 내외로 시중은행 평균 97%보다 낮다. 예대율이 낮으면 대출 증가 여력이 남았다는 의미다.
기존 고객 수성을 위해 하나은행은 선제적인 금리인하도 고려 중이다. 장기 대출 이용 고객 중 상대적으로 이용 금리가 높은 고객의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다른 시중은행도 부담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대출 이동을 모니터링하며 갈아타기로 빠져나가는 물량이 많을 경우 금리 인하 등을 검토하겠다는 반응이다. 일부 영업점 단위에서 이미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금리 인하 등을 안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다른 은행으로 뺏기는 것보다 금리를 낮춰서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며 "금리를 일괄적으로 낮추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금리인하요구권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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