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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액션만 살아남았다"…'황야' 넷플릭스 1위에도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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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치중해 서사 빈약 평가…'독전 2'·'발레리나'와 닮은꼴

"비슷한 이야기에 피로감…한국 영화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연합뉴스

영화 '황야'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마동석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황야'가 세계적으로 높은 시청 수를 기록하면서도 작품성 면에서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장르적 재미에 치중하는 바람에 스토리가 빈약하고 기시감이 든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액션 영화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무술감독을 맡은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마동석의 강도 높은 액션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이 영화는 지난달 22∼28일 1천43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해 공개 3일 만에 비영어권 영화 부문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지 않다. 네이버 영화에서는 10점 만점에 5점 초반대를, 왓챠에서는 5점 만점에 2점 초반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도 팝콘 지수는 100% 만점에 56% 수준이다.

시청자들은 마동석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액션은 볼 만하지만, 서사가 허술하고 캐릭터 역시 뻔하다는 평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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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레리나'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가 비슷한 지적을 받는 사례는 최근 몇 년간 누적돼 왔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독전 2' 역시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차트 1위에 올랐으나 네이버 영화에서는 2점대라는 매우 낮은 평점을 받았다. 그 전에 나온 '발레리나'도 6점대를 기록했다. '정이', '카터', '서울대작전', '야차' 등도 시청자들의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넷플릭스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자극적인 설정을 위해 좀비나 크리처 등 몇 가지 뻔한 요소를 넣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는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이를 비판하면서도 계속 보기는 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틀을 깨고 변화하는 걸 기대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넷플릭스가 집에서 편하게 이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극장용 영화와의 차별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항변도 나온다. 스토리보다는 화려한 볼거리에 중점을 둬야 글로벌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야'의 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장르 특성상 액션을 좀 더 보여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서사를 줄이기로 했다"며 "(서사를 가미해) 러닝타임이 2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면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많이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 마동석 역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전 세계에 공개될 작품이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로서 액션에 집중한 영화도 괜찮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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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 2'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원초적인 재미에 치중한 이런 영화들이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에 퍼져나가는 일이 지속되면 결국 한국 콘텐츠의 이미지가 고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시리즈뿐만 아니라 영화마저도 비슷한 넷플릭스 작품들이 쏟아져나오다 보니 한국 콘텐츠 이미지가 획일화하고 있다"면서 시청자에게 피로감 역시 주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은 이런 영화가 먹혀들고는 있지만, 이런 식의 작품이 계속해서 나오다 보면 언젠가는 시청 순위에서도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나아가 한국 영화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 양산형 영화' 그 이상을 만드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런 영화는 작품성은 떨어지는데, 인기는 있으니 젊은 감독들이 도전적인 작품은 손대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계에 충격파를 던진 작품을 30대에 내놓은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같은 감독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금과 같은 흐름에선 차세대 글로벌 감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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