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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중국산인줄 알았더니 ‘북한산’…한국인도 맨날 쓰는 ‘이것’ 정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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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만든 ‘인조 속눈썹’
작년 대중 수출액 2000억원
中서 포장해 한국 등에 수출
수출액 90% 北정권 지갑으로


매일경제

인조 속눈썹 작업 모습 .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에서 제조한 인조 속눈썹이 중국에서 포장돼 한국과 일본, 서방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으로 둔갑한 인조 속눈썹 판매액은 수천억원에 달해 북한 정권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3일(현지시간)로이터통신은 업계 종사자 및 무역 변호사, 북한 경제 전문가 등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중국 업체들이 북한에서 반제조된 제품을 수입해 포장,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는 60%가 인조 속눈썹과 가발, 턱수염 등 인공모발 제품이었다. 수출액 규모는 약 1억6천700만달러(약 2천235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액의 최대 90%가 북한 정권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인조 속눈썹, 가발 등의 수출은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2020년 전후 코로나 펜데믹응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수출이 급감했지만 지난해 중국을 통해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06년부터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해 북한산 석탄·석유·섬유 등의 무역 거래, 해외 근로자 취업 등을 제한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은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모발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금지 항목에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인조 속눈썹 무역을 국제법 위반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북한산 속눈썹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현급 도시 핑두(平度)로 모이고 여기서 업체들이 포장해 미국, 러시아, 브라질, 한국, 일본 등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왕모씨는 로이터 통신에 “북한산 제품의 품질이 훨씬 좋다. 수요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제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산 속눈썹이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은 북한에서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중국 근로자들의 1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한 중국업체가 북한 나선 경제특구 공장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월급은 평균 300위안(약 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단둥을 통해 한국으로 중국산으로 탈바꿈한 북한산 속눈썹을 들여온다는 한 사업가는 대북 제재관련 로이터 통신에 “나는 반도체 같은 정교한 기술을 판매하는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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