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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러시아, 북한 동결 자금 120억원 해제… 은행 계좌 개설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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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자금 400억원 중 120억원 인출
'탄약 250만 발' 등 무기 지원 대가인 듯
"북, 진짜 원하는 건 위성·핵잠수함 기술"
한국일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무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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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로 동결된 북한 자금을 일부 해제하고 북한이 자국 은행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미국 동맹국의 정보 관리들을 인용, 러시아가 자국 금융기관에 묶여있던 북한 자금 3,000만 달러(약 400억 원) 중 900만 달러(약 120억 원) 인출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 돈은 북한이 원유를 구입하는 데 쓰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양국이 급격히 밀착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북러는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서방은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할 탄약 최대 250만 발가량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NYT는 “(무기 지원 대가로) 북한이 원하는 첨단 군사기술을 러시아가 제공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새로운 금융 거래는 양국 관계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이 관리들은 또 북한의 유령 회사가 최근 친(親)러시아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야의 또 다른 러시아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제재로 국제 금융망 접근이 차단된 북한에 우회로를 제공한 셈이다. 미국 정보 당국은 NYT의 논평 요구에 답하지 않았으나,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가 무기 지원에 대한 대가로 북한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금융 제재에 숨통이 트인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리라고 봤다. 북한이 러시아에 가장 원하는 것은 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 군사 장비 및 기술이라는 것이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전문가였던 수 킴은 NYT에 "러시아가 소중하게 여기는 비밀을 그냥 줄 만큼 북러 간 신뢰가 두텁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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