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17세 여성의 실명·주민등록증을 공개하고 자신에게 제기된 '미투(Me Too)' 의혹을 허위라고 주장한 박진성(43세) 시인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박진성 시인. [사진=박진성 페이스북 갈무리]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앞서 박 씨는 2015년 9월 인터넷으로 강습을 하다 알게 된 A씨(당시 17세)에게 이듬해 10월까지 성적 수치심을 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혐의를 받는다.

2016년 10월, A씨가 이러한 피해 사실을 폭로하자 박 씨는 2019년 3월 29일부터 같은 해 11월 26일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로 누군가를 성폭력범으로 만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무고는 중대 범죄" 등의 표현으로 111차례 허위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또한 박 씨는 A씨의 주민등록증과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하지만 박 씨와 검사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후 열린 2심은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박 씨를 법정구속했다.

항소심은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다 공소가 제기된 후에야 X(옛 트위터)를 폐쇄하고 선플 달기 운동을 하는 등 반성을 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을 막으려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고통에 공감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현재까지도 피고인의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박 씨는 항소심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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