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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김성태 “‘대통령 술친구’ 박성민, 내 컷오프 공관위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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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 없는 배은망덕 박대수

이미 한 달 전부터 컷오프 운운

짜고 치는 공천기획설 해명해야”

박성민 “사실무근···내 코가 석자”

이철규 “아무말 대잔치”

경향신문

서울 강서을 예비후보인 김성태 전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공천 부적격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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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의원은 7일 총선 공천에서 자신이 컷오프(공천배제)된 것에 대해 “이 참담한 결과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핵심관계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박성민·이철규 의원을 지목했다. 김 전 의원 주장은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공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 리스크로 지목돼온 윤핵관 문제가 공천 국면에서 내홍으로 폭발한 것이다.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였던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부적격 판단에 대해 “제가 죄인이다. 당은 또 다시 저를 버리려 하고 있다”며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되찾아 왔지만, 당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 이런 참담한 결과로 되돌아올 줄은 몰랐다”고 성토했다.

그는 “당을 원망하지 않는다. 대통령을 원망하지도 않는다”며 “오늘의 이 참담한 결과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우리 당을 모리배 떼거리 정당으로 물들이고 있는 핵관들이 누구인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박성민 의원을 핵관 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는 “삼청교육대 출신 핵관은 공천 적격 사유라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이들이 완장을 차고, 호가호위를 하고, 당을 분탕질하고, 결국에는 우리 당을 나락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이들 핵관들은 김성태를 견제해 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술친구’로 불리는 박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본인의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저 김성태는 채용비리범이 아니다. 하늘에 맹세코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탈탈 털었던 검찰 수사에서도 직권남용, 업무방해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비정규직 딸아이의 정규직 전환이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빼준 대가라는 검찰의 주장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2월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2월 그를 사면·복권해준 것을 공천 신청 자격을 얻은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핵관들은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해서조차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며 “역사는 이런 부류를 간신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은 핵관들이 세운 정권이 아니다. 대통령 혼자 세운 정권도 아니다”라며 “그 정권이 핵관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도록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기획공천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미 강서을을 기웃거리던 배은망덕한 (한국)노총 후배 박대수(비례대표 의원)는 이미 한 달 전부터 (나의) 컷오프를 운운하고 다녔다”며 “이렇다 할 통찰력도 없는 박대수가 사전계략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짜고 치는 공천기획설에 대해 해명하고 그 전모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제 정치적 결단은 우리 당에 달려있다”며 “제 질문에 답해주기 바란다.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이 박대수 의원이 박성민 의원 쪽 사람이란 증거가 있냐고 묻자 “본인이 이야기했다”며 “박성민이 우리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 들어가있는 핵심 인사를 통해서 ‘김성태를 컷오프시키고 박대수를 강서을에 공천해야 한다’고 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의원이 박대수 의원의 강서을 공천을 위해 김 전 의원을 컷오프하라고 공관위 측에 전화를 했다는 주장이다.

김 전 의원은 윤핵관이자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도 거론했다. 그는 “시스템 공천이라는 미명 하에 표적 맞춤형 공천을 설계했다”며 “대통령 측근 인사라고 공관위에 들어가있는 한 인사가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에 의해 사면복권된 사람도 ‘공천에서 원천배제한다’는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의원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직후 기자들이 ‘김 전 의원이 윤핵관이 공천에 개입했단 취지로 얘기했다’고 하자 “공천이라는 게 이해관계가 여러 충돌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공천은 당이 공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 전 의원의 주장은) 사실 무근, 천만의 말씀”이라며 “박대수 의원이 같은 초선이고 친하기는 한데 제가 그분을 밀고 당기고 할 만한 위치에 있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도 지금 제 코가 석자인데 박대수 의원을 무슨 수로 공관위원인 이철규 (전 사무)총장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겠나. 한동훈 비대위가 제가 이야기한다고 그 말을 듣겠나”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윤핵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대통령 선거 때 일하고 돕고 하는 건 당연히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해야 되는 일 아닌가”라고 했다.

이철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표적 맞춤형 공천’이라는 김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우리 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당의 중진이셨는데 하실 말과 못하실 말을 가려서 해야지”라며 “김성태 한 사람을 생각해서 그런 규정을 만든 것도 아니고 우리 국민 눈높이에 의해서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을 겨냥해 “말조심하라 해라”라며 “아무말 대잔치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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