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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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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밀 풀 '신의 입자' 찾는다…국내 연구팀에 '러브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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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유럽에 22조원 들여 차세대입자가속기 건설 계획…한국 참여 '관심'

머니투데이

스위스 제네바 인근과 프랑스 국경에 걸쳐 있는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 연구소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전경. /사진=C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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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구성하는 '신의 입자'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입자물리연구소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계획한 차세대입자가속기(FCC)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서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다"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 국내 유수 연구팀에도 FCC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엘리제 라비노비치 CERN 위원회 회장은 언론 브리핑을 열고 FCC가 들어설 위치, 건설 방법 등을 확인한 타당성 조사 결과 "건설을 중단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발표했다.

타당성 조사는 2025년까지 진행되며 최종 승인은 2028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약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5709억 원)이 소요되는 거대 프로젝트인만큼 투자자 설득 등 뚫어야 할 난관이 남아있지만, 최종 승인될 경우 2033년 건설을 시작한다.

국내 물리학계도 설계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차세대입자가속기 FCC는 현재 CERN이 가동중인 세계 최대 거대강입자충돌기(LHC)의 후계자 격이다.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입자를 대량 생산해 각종 실험을 진행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우주의 약 27%를 구성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빛을 내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암흑 물질'의 정체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2012년 CERN의 LHC는 세계 최초로 힉스 입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힉스 입자는 우주를 이루는 물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입자로 모든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근원이다.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우주를 가득 메우고 있지만 LHC가 최초로 검출하기 전까지 50년 간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다.

LHC의 뒤를 이을 FCC는 검출을 넘어서 양전자와 전자를 충돌시켜 힉스 입자를 대량 생산한다. FCC 개발 2단계로 접어들면 양성자빔을 7테라볼트(TeV) 에너지로 가속할 수 있던 LHC를 뛰어넘어 100테라볼트(TeV)까지 가속한다. 물리학계는 이를 통해 힉스 입자의 특성을 훨씬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힉스 입자가 또 다시 붕괴해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작은 입자를 발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건설에만 한화 약 22조 원이 투입되는만큼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FCC 건설에 비용 대부분은 CERN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지만 CERN에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 일본, 미국 등에도 연구 관련 투자 요청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을 보유하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가속기 및 입자물리 공동연구팀이 FCC 프로젝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입자 검출기 제작을 위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휘동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전세계 최고 수준의 가속기 설계 기술 및 검출기 제작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연구진에게 FCC 프로젝트 측의 참여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FCC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인만큼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거대 프로젝트인만큼 연구자 개인이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하는 것도 어렵다. 다만 FCC를 통해 물리학계가 염원해온 '지상 과제'에 착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크다. 유 교수는 "힉스 입자가 우리 우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더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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