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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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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과에 '수입'눈길···신토불이 '전멸'우려 [뒷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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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비교 통계사이트,국내 사과 가격 세계 1위

일본, 사과 수입 5단계···미국은 3단계 논의중

수입 사과 들였다가 한반도 사과 병충해 취약

서울경제


설 명절 동안 사과와 배 먹기는 커녕 구경이나 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성수품인 사과와 배 등 과일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벌어진 일인데요.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사과와 배 도매가격(도매시장 내 상회 판매가)은 각각 10㎏에 8만 4660원, 15㎏에 7만 8860원으로 1년 전보다 97.0%, 72.2% 올랐습니다. 사과와 배 가격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소, 최대를 제외한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해도 각각 89.5%, 51.2% 비싼 형편입니다. 사과, 배 가격은 수확철인 지난해 가을부터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이상기후 여파로 봄에 과일 꽃이 제대로 여물지 못해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했고, 여름철엔 폭염으로 탄저병 등 병충해에 노출됐습니다. 수확 시기에는 태풍 등으로 낙과 피해도 극심해 생산량이 한꺼번에 줄었습니다. 사과 배 생산량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39.3%, 26.8%감소했습니다.

봄에 꽃지고 여름엔 폭염…사과 39.3%생산 감소
과일값 고공행진에 정부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사과, 배의 비축 물량을 공급하고 유통사를 통해 할인 행사 지원도 이어갔지만 쉽지 않습니다. 수입산 없이 사과는 국내에서 100%수확해 유통하다 보니 비축량이나 할인 지원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국내 사과 가격이 세계 1위 수준에 도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한국의 사과(1㎏ 기준) 가격이 6.79달러(약 9000원)로 3위 미국(5.37달러)이나 6위 일본(4.48달러)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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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사과 수입에 나설 만도 한데 그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가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에 따라 사과를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수화상병이 대표적으로 잎이나 줄기, 꽃, 열매가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변하다 결국 고사하는 병인데 한번 걸리면 방제가 불가능합니다. 가격을 낮추려고 사과 수입을 시도했다가 자칫 한반도 사과를 전멸시켜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사과·배 가격 상승에 전체 과일 가격 들썩

그렇다고 매년 작황에 따라 사과 공급량이 출렁이며 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도 없습니다. 사과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대체 과일로 옮아 감귤과 바나나, 오렌지 가격 등까지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과 배 뿐만 아니라 전체 과일값이 들썩인 배경입니다. 정부도 물가안정책의 일환으로 사과 수입을 관련 국가와 논의 중이라고 밝히며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지만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사과를 수입하려면 ‘접수?착수통보?예비위험평가-개별 병해충 위험 평가-위험관리 방안 평가-검역 요건 초안 작성-입안 예고-고시’ 등 총 8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한반도 풍토와 가장 유사한 일본이 5단계, 통상압력이 강한 미국이 3단계 수준에서 검토를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충해가 해소되면 가격이 싼 미국산 사과를 차례상에 올릴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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