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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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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러다 北에도 공격 독려할라…과격한 분담금 압박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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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분담금 안 내면 러시아에 공격 독려" 발언, 비판 줄이어…한국에도 주한미군 철수 압박한 바 있어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턴매치(재대결)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방위비 분담금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특히 이번에는 방위 분담금 체납 회원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허용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꺼내 논란이 거세다. 비용을 충분히 내지 않으면 동맹 보호도 하지 않겠다는 건데, 과거 대통령 시절 한국에도 주한미군 철수 언급과 함께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라고 한 바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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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 코스털 캐롤라이나대에서 열린 유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납부를 압박하며 "체납국엔 러시아의 침공을 독려하겠다"고 위협했다. 2024.2.11.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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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신이 재임 시 나토 정상회의 때 있었던 일화를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체납한 동맹국을 방어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의 공격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원국의 대통령 중 한 명이 자신에게 '우리가 돈을 내지 않아도 러시아의 공격에서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냐'고 물었다며 "나는 절대로 보호해 주지 않겠다고 말했고,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나토 방위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면 해당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기겠다는 뜻인데, 이런 일화를 새삼 꺼낸 건 재선 성공시 집권 1기의 '자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재임 기간 한국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도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며, 자신의 두 번째 임기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우선순위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폭탄 발언에 미국과 유럽은 모두 발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끔찍하고 위험하다"는 성명을 내놓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더 많은 전쟁과 폭력에 대한 청신호를 준 것"이라며 "군 통수권자로서의 직무는 (대통령의) 최고의 책임이며, 대통령직을 맡는 사람들은 이 책임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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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3.49%), 캐나다(1.38%)가 제외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분담금 지출 현황. 파란색 지역은 GDP의 2% 이상 지출 회원국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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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을 더 큰 위협에 빠뜨리게 한다"며 "나토를 향한 모든 공격에는 (동맹국들이) 단합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이 강력하고 헌신적인 나토 동맹국으로 남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나토 동맹은 75년 동안 미국인, 캐나다인, 유럽인의 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해 왔다"며 "나토 안보에 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모한 발언은 푸틴의 이익에만 부합한다"고 적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대국의 대통령 중 한 명'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 아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었다며 "그(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의 31개 회원국은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출한다는 목표에 동의하고, 회원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두 공격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원국이 이 분담금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나토 자체 집계에 따르면 방위비 분담금 목표를 충족한 회원국은 현재 11개국에 불과하다. 미국(3.49%)과 영국(2.1%)을 비롯해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인접국인 폴란드(3.9%), 헝가리(2.4%), 루마니아(2.4%), 슬로바키아(2.0%) 핀란드(2.5%), 발트해 연안 국가 에스토니아(2.7%)·라트비아(2.3%)· 리투아니아(2.5%), 그리스(3.0%) 등이 GDP의 2% 이상을 분담금으로 내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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