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메이지대 학내 벤처기업서 성공
올여름 원숭이에 돼지 장기 이식
이종간 이식때 거부반응 해결 관심
일본에서 장기이식 연구를 위해 태어난 유전자 변형 돼지들. 아사히신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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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인간에게 ‘장기이식’이 가능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가 태어났다. 올해 돼지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수술까지 성공하면 세계 의학계의 숙원이던 ‘이종(異種) 장기이식’이 새로운 도약을 맞을 수 있다.
일본 메이지(明治)대 학내 벤처기업 ‘포르메드텍’은 13일 “인체에 장기를 이식해도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3마리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태어난 아기 돼지는 현재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업은 미국 바이오기업 ‘이제네시스’가 개발한 이식용 돼지 세포를 수입해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이 세포는 이식 시 거부 반응이 나지 않도록 유전자 10개가 변형된 상태였다. 이후 세포 핵을 주입한 난자를 암컷 돼지에게 주입해 출산까지 성공했다.
가고시마대와 교토부립의대는 이번에 탄생한 돼지의 신장을 이르면 올여름 원숭이에게 이식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내년 가을쯤엔 중증 신부전증 및 간부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나가시마 히로시(長嶋比呂志) 메이지대 교수(생물학)는 요미우리신문에 “하루라도 빨리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전하고 싶다”며 “위생 관리 등 전반적인 논의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포르메드텍에 유전자 변형 돼지 세포를 제공한 이제네시스는 지난해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최장 2년 이상 생존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돼지 간을 뇌사에 빠진 사람의 몸에 튜브로 연결해 3일간 혈액 순환을 시켰다”고 밝혔다.
동물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이종 장기이식’은 과학계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과제다. 하지만 이식 뒤에 발생하는 거부 반응을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2010년대 들어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변형시키는 ‘게놈 편집’ 기술이 등장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성공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메릴랜드대 의료센터에서 시한부 심장질환자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았으나 2개월 만에 숨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같은 대학에서 비슷한 수술이 진행됐지만, 결국 환자는 40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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